AI 데이터센터에 800V 직류를…LG유플러스·LS일렉트릭, 차세대 전력 인프라 공동 개발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7.22 18:55
27년 무중단 운영 노하우와 전력 솔루션 기술 결합…초고밀도 GPU 서버용 직류 배전 실증 착수
AI 데이터센터에 800V 직류를…LG유플러스·LS일렉트릭, 차세대 전력 인프라 공동 개발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발목을 잡는 것은 연산 성능이 아니라 전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촘촘히 쌓아 올릴수록 한 공간에서 소비하는 전력이 급증하는데, 지금의 교류(AC) 배전 방식으로는 이 전력을 감당하기가 점점 버거워지고 있다. LG유플러스와 LS일렉트릭이 손을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회사는 데이터센터에 흐르는 전기의 형태 자체를 800V 직류(DC)로 바꾸는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신문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LS일렉트릭은 지난 21일 'AIDC 전력 인프라 고도화 및 차세대 직류 전력 솔루션 공동 개발·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AIDC는 AI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AI Data Center)를 말한다. 협약식에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권용현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가 참석했다.

왜 '직류'로 바꾸나

가정과 산업 현장에 공급되는 전기는 대부분 교류다. 하지만 서버와 GPU 같은 정보기술(IT) 장비는 내부에서 직류를 쓴다. 그래서 데이터센터에서는 들어온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변환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일어나고, 그 과정마다 전력 손실과 열이 발생한다. 처음부터 직류로 전기를 나눠 주면 이 변환 단계를 줄여 손실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직류 배전의 기본 발상이다.

두 회사가 겨냥한 것은 800V 직류 배전 구조다. 전압을 높이면 같은 전력을 더 가는 전선으로 더 적은 손실로 보낼 수 있어, 초고밀도 GPU 서버가 요구하는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유리하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도 AI 서버 랙의 전력 밀도가 높아지자 800V 직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지 않은 영역인 만큼, 이번 협력은 기술을 먼저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손실 줄이는 직류 배전, 계열사 역량까지 결집

협력의 뼈대는 역할 분담이다. LS일렉트릭이 800V 직류 기반 전력 솔루션을 개발하면, LG유플러스는 27년간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력계통 설계안을 제시한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데이터센터를 99.999%(파이브 나인) 수준으로 무중단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이는 1년 동안 정전 등으로 멈추는 시간이 약 5분에 그친다는 의미로, 데이터센터 가용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두 회사는 800V 직류 기술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함께 검증하고, 초고밀도 GPU 서버 환경에 최적화된 전력 솔루션을 개발한다. 여기에 전력 데이터를 분석해 설비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전력 인프라를 넘어 냉각과 저장까지 계열사 역량을 끌어들인 점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액체로 식히는 액체 냉각 솔루션을, LG에너지솔루션은 정전 시 전력을 잇는 고성능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를 맡는다.

표준 선점 노렸지만…실증이라는 관문

권용현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은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의 핵심은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는 이번 협약을 "차세대 혁신 직류 배전 기술을 선점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협약은 실제 상용화가 아니라 공동 개발과 실증을 시작하는 단계다. 800V 직류 배전은 아직 표준과 검증 사례가 충분치 않은 신기술인 만큼, 실증 과정에서 안정성과 효율을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실증 일정과 적용 시점은 이번 협약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참고 자료
· LG유플러스-LS일렉트릭, 차세대 AIDC 전력 인프라 혁신 이끈다 — 인공지능신문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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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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