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만 한 칩에 레이다를 담는다… 한화시스템, 서울대·성균관대와 국방 반도체 국산화 착수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9.07 13:54
고선형 위성통신 칩·초고주파 원칩(MMIC) 공동개발 계약 체결…수출통제 품목 해외 의존 탈피 겨냥
손톱만 한 칩에 레이다를 담는다… 한화시스템, 서울대·성균관대와 국방 반도체 국산화 착수
국방용 레이다 반도체 연구 개념도 (AI 생성 이미지)

무기 체계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반도체 상당수는 그동안 해외에서 사와야 했고, 그마저도 수출 통제의 벽에 자주 부딪혔다. 한화시스템이 서울대·성균관대와 손잡고 이 부품들을 직접 설계·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학의 첨단 설계 역량과 방산기업의 체계 통합 능력을 붙여 '국방 반도체'의 독자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5일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국방 반도체 기술 워크숍'을 열고 레이다·탐색기·SAR 위성과 위성·전술통신, HPM용 반도체 칩 개발을 위한 세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두 대학과 '국방 반도체 공동연구센터'를 세운 데 이은 후속 조치로, 계약을 통해 실제 칩 개발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수출 통제 뚫기 어려운 부품을 직접 만든다

이번 협력이 겨냥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우주·국방용 통신 반도체는 선진국의 수출 통제가 특히 심한 품목이다. 필요할 때 원하는 사양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고, 공급이 끊기면 무기 체계 개발 일정 전체가 흔들린다. 한화시스템과 서울대는 이런 품목을 공동 개발해 해외 의존에서 벗어나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것을 첫 목표로 잡았다.

서울대와 꾸린 공동연구센터는 '위성 단말용 고선형(High Linearity) 반도체 칩' 개발에 들어간다. 고선형 칩은 우주와 지상 사이에서 신호가 일그러지거나 끊기는 현상을 최소화하는 부품이다. 통신 품질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위성 통신 단말기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어, 위성 통신 장비 소형화의 열쇠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이 기술을 내재화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위성 단말에 순차 적용하고, 2028년 이후에는 저궤도 위성 통신 탑재체와 차세대 통신 기지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레이다 부품을 '원칩'으로 통합

성균관대와 꾸린 센터는 '초고주파 단일 집적회로(MMIC)' 설계 기술에 집중한다. MMIC는 신호를 키우고 바꾸는 등 레이다 송수신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손톱만 한 반도체 칩 하나에 통합하는 기술이다. 여러 부품을 한 칩에 몰아넣으면 부피와 무게를 크게 줄이면서도 레이다 성능은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K-방산의 주력으로 떠오른 AESA 레이다(안테나 소자 하나하나가 전파를 쏘고 받는 위상배열 레이다)와 소형 위성의 성능을 가르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계약 품목에는 HPM용 칩도 포함됐다. HPM(High Power Microwave)은 강력한 전자기 에너지를 방사해 반경 수백 미터 안의 적 전자·통신 장비를 마비시키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다. 강한 출력을 견디는 반도체가 있어야 구현이 가능한 분야다.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이런 부품들을 자체 기술로 대체해, 빠르게 바뀌는 현대전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양산 공정까지 시야에…수출 견인 노린다

한화시스템은 개발에 그치지 않고 국방 반도체를 대량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공정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독자 기술을 확보해 국내 조달을 넘어 글로벌 수출까지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설계 단계에서 시작한 만큼 검증과 시제품 제작, 양산 공정 확보로 이어지는 과정이 남아 있어, 실제 무기 체계 탑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곽종우 한화시스템 기반연구소장은 "서울대·성균관대와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방 반도체의 설계-검증-확장-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확보된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무기 체계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한화시스템, 서울대·성균관대와 'K-국방 반도체' 국산화 본격 시동 — 뉴스와이어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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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반도체·일반공학 — 공정·소자·파운드리·메모리 및 기계·전기·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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