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 '로봇 전담 조직' 신설…흩어진 기술 한곳에 모은다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8.03 12:16
RX사업추진실,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 통합 거점…미·중·일 연구 거점과 구미 데이터팩토리로 사업화 속도
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 '로봇 전담 조직' 신설…흩어진 기술 한곳에 모은다
로봇 전담 조직을 신설한 삼성전자 로고 (사진 출처=삼성전자)

대기업이 미래 사업을 얼마나 진지하게 보는지는 조직도에서 먼저 드러난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대표이사가 직접 챙기는 자리로 끌어올렸다. 여러 사업부에 나뉘어 있던 로봇 관련 조직과 인력을 하나의 전담 조직으로 묶어,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자 바로 아래에 배치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1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RX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RX는 로보틱스 익스피리언스(Robotics eXperience)의 약자로, 로봇을 통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을 담았다.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조직 신설의 배경이다.

흩어진 로봇 역량을 한 지휘 체계로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통합'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로봇 관련 기술과 인력은 여러 사업부에 흩어져 있었다. 이를 한데 모아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조직이 일관되게 끌고 가도록 통합 추진체계를 짰다. 개별 사업부가 각자 로봇을 다루던 방식에서, 전사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셈이다.

대표이사 직속이라는 위치도 의미가 작지 않다. 신사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부서 단위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최고경영진이 직접 관장하는 조직으로 두면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가 로봇을 '해보는 사업'이 아니라 '반드시 키우는 사업'으로 규정했다는 신호로 읽히는 대목이다.

우면동 거점에 미·중·일 연구망까지

RX사업추진실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서울R&D캠퍼스를 메인 거점으로 삼는다. 삼성전자는 이곳의 업무 인프라를 확대하는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점에 더해 미국, 중국, 일본에 각각 글로벌 연구 거점을 두고, 현지의 기술과 로봇 생태계를 활용하는 동시에 해외 인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을 현장에 빠르게 투입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에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려면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 데이터를 대량으로 만들어 축적하는 설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확보 속도가 로봇의 성능과 현장 투입 시점을 좌우하는 만큼, 데이터 인프라를 별도 거점으로 두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출신에 로봇 석학까지 영입

사람도 새로 모은다. RX사업추진실의 로봇 전략을 총괄하는 로보틱스전략팀장에는 이동건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부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운영 방향을 포함한 로봇 전략을 주도한 인물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뛰는 로봇으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그 전략을 다뤄본 인사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로봇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학계 인사도 합류한다. 지능형 자율 로봇 시스템과 로봇 제어 분야의 김현진 서울대 교수, 로봇의 손과 조작(매니퓰레이션) 분야를 연구해 온 김의겸 아주대 교수가 조직에 들어올 예정이다. 매니퓰레이션은 로봇이 물체를 잡고 다루는 기술로, 사람의 손을 대신하려는 로봇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분야별 최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에서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사업화 일정, 어떤 형태의 로봇을 언제 내놓을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과 인력, 거점을 갖추는 '판 짜기' 단계인 만큼, 실제 제품과 성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이 조직이 내놓을 로드맵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 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 신설… 미래 성장동력 로봇 사업 추진 본격화 — 뉴스와이어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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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반도체·일반공학 — 공정·소자·파운드리·메모리 및 기계·전기·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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