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 개발도구, 값 받고 파는 대신 통째로 공개한다…QpiAI, 퀀텀 SDK 오픈소스화
양자 컴퓨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값을 받고 파는 대신, 소스코드를 통째로 열어 누구나 받아 쓰게 하겠다는 회사가 나왔다. 인도 벵갈루루에 본사를 둔 양자 컴퓨팅 기업 QpiAI가 자사의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도구인 '퀀텀 SDK'를 오픈소스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만드는 이른바 풀스택 기업이 핵심 개발도구를 유료 자산으로 묶어두지 않고 공개 자원으로 돌린 셈이다.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는 특정 시스템 위에서 프로그램을 짜는 데 필요한 도구와 코드를 묶어 놓은 꾸러미를 말한다. 뉴스와이어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QpiAI가 공개한 퀀텀 SDK는 파이썬 언어로 다루도록 설계됐으며, 양자 회로 설계와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개발, 작업 실행까지 양자 프로그래밍의 전 과정을 포괄한다. 소스코드는 깃허브(GitHub)에 공개됐고, 클라우드 플랫폼인 'QpiAI-QCloud'를 통해 실제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다.
실물 양자컴퓨터에 바로 붙는 개발도구
이번 공개의 무게는 이 도구가 실험용 시뮬레이터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개발자는 오픈소스 SDK로 짠 코드를 QCloud를 거쳐 QpiAI가 보유한 8큐비트와 25큐비트 양자컴퓨터에서 실제로 돌려볼 수 있다. 큐비트(qubit)는 0과 1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로, 개수가 곧 양자컴퓨터의 성능 척도로 통한다.
SDK에는 노트북 등 개인 컴퓨터에서 양자 계산을 흉내 내는 상태벡터 시뮬레이터와 밀도행렬 시뮬레이터가 함께 담겼다. 실물 양자컴퓨터는 사용 시간이 제한되고 잡음도 많은 만큼, 개발자가 먼저 자기 컴퓨터에서 회로를 충분히 검증한 뒤 실제 하드웨어로 넘어가도록 한 구성이다. 회사는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짜는 방식과, AI가 스스로 작업 흐름을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개발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유료 대신 개방을 택한 이유
QpiAI는 벵갈루루 외에 핀란드 헬싱키, 미국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벵갈루루에는 초전도·반도체·광자 방식 큐비트를 아우르는 양자 파운드리를 구축했다. 개발도구를 개방한 배경에는 양자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아는 사람 자체가 아직 드물다는 현실이 있다. 쓸 사람이 늘어야 시장이 열리는 초기 기술에서, 진입 장벽인 도구 값을 없애 저변을 먼저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락샤 프리야다르시 QpiAI 양자 플랫폼·솔루션 부문 부사장은 양자 컴퓨팅은 개발자가 제약 없이 실험하고 배우고 배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개방이 금융과 물류, 소재, 화학, 보안, AI, 최적화 등 양자 컴퓨팅이 쓰일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 개발자와 연구자, 스타트업, 기업 혁신팀의 접근성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연구실을 겨냥한 생태계 포석
공개 대상에는 대학과 연구기관이 뚜렷하게 자리한다. QpiAI는 'QpiAI 학술·혁신 네트워크'를 통해 초기 도입 대학과 연구소에 기관용 QCloud 패키지 혜택과 상용 할인 조건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강의와 연구실 프로젝트, 졸업 과제, 해커톤 등 교육 현장에서 SDK를 활용하도록 유도해 양자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나겐드라 나가라자 Qpi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는 양자 기술에 있어 결정적인 10년에 진입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국가 리더십에 필요한 인재와 연구, 혁신 기반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조치가 인도의 국가양자미션(National Quantum Mission)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픈소스 개방이 곧바로 저변 확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25큐비트급 하드웨어는 아직 상용 문제를 풀기에는 규모가 작고, 실제 활용 성과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얼마나 두껍게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다. 개발도구 개방이 인재 저변으로, 다시 활용 사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참고 자료
· QpiAI, 퀀텀 SDK 오픈소스로 전환… 글로벌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 가속화 — 뉴스와이어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