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526개 넓이 콩밭을 데이터로…대동, 새만금서 '노지 콩 정밀농업' 실증

넓은 콩밭에서 언제 어디에 비료를 얼마나 뿌릴지를 사람의 눈대중이 아니라 토양과 생육 데이터가 정하는 농사가 새만금 간척지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농기계 기업 대동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손잡고 노지(露地) 콩 재배 전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정밀농업 모델 개발에 나섰다. 노지 콩은 온실이 아닌 야외 밭에서 기르는 콩으로, 넓은 면적을 사람 손으로 관리해야 해 그동안 스마트농업의 사각지대로 꼽혀 왔다.
로봇신문에 따르면 두 기관은 전북 김제시에 있는 새만금 간척지농업연구센터에서 '데이터 기반 노지 콩 정밀농업 모델 개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초 협력을 다진 뒤 올해 4월 본격적인 현장 실증에 들어갔으며, 국립식량과학원이 주관하는 국책과제로 약 4년에 걸쳐 추진된다.
축구장 526개 넓이를 트랙터가 스스로
실증 무대의 규모부터 남다르다. 사업 대상 농경지는 약 114만평으로, 축구장 526개를 합친 넓이다. 이 가운데 10ha, 약 3만평을 실증 필지로 삼아 기술을 검증한다. 개발이 겨냥하는 목표는 이른바 '들녘단위' 농업이다. 들녘단위는 50ha, 약 15만평 이상의 넓은 농지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사람 손만으로는 균일한 관리가 어려워진다.
대동은 이 넓은 밭에 자율주행 트랙터와 스마트 작업기를 투입해 사람이 타지 않고도 정밀 농작업을 수행하는 실증을 맡았다. 여기에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작물 상태를 살피는 원격탐사 모니터링, 흙의 상태를 읽어내는 토양 스캐닝을 결합한다. 토양과 생육 데이터를 바탕으로 밭의 구역마다 비료량을 다르게 주는 변량시비(變量施肥) 처방 기술도 고도화한다. 변량시비는 밭 전체에 같은 양을 뿌리는 대신 흙과 작물 상태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조절해 주는 방식이다.
비료 20%, 일손 70% 줄인다는 계산
이렇게 데이터로 농사를 지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대동은 변량시비를 적용하면 관행 농업과 견줘 비료 사용량을 약 20% 줄일 수 있고, 자율주행 AI트랙터를 쓰면 사람이 직접 모는 유인 운행 대비 노동력을 최대 70%까지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로, 넓은 실증 필지에서 여러 해에 걸쳐 실제로 검증해야 하는 값이다.
작업은 콩 농사의 흐름을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에는 땅을 갈고(경운) 씨를 뿌리고(파종) 밑거름을 주는(시비) 단계를 실증했고, 하반기에는 자라는 동안의 생육 관리와 수확 단계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드론으로 병해충을 잡는 방제와 웃거름을 주는 추비, 자율주행키트를 붙인 콩 콤바인으로 거두는 수확까지 기계와 데이터로 잇는 것이 목표다.
흩어진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정밀농업의 관건은 제각각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꿰는 일이다. 대동은 농기계 사이에 표준화된 통신 규격인 ISOBUS 기반 데이터를 자사 AI농업 플랫폼과 연계해, 파종·시비·수확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을 구축한다. ISOBUS는 트랙터와 작업기가 제조사와 관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국제 표준이다. 이 플랫폼에는 영농케어, 농작업 관리, 농기계 관리 같은 서비스가 얹힌다.
이 과제가 겨냥하는 더 큰 그림은 국산 콩의 경쟁력이다. 주요 재배지별 생산 환경 데이터를 쌓아 지역에 맞는 최적 재배 모델을 정립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일손을 줄여 수입 콩에 밀리던 국산 콩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국내 콩 자급률이 낮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데이터 농업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김민성 대동 정밀농업서비스사업팀장은 정부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노지 콩 재배의 생산성과 일손 절감이라는 현장의 실질적 과제를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만금에서 검증한 노지 콩 전주기 정밀농업 모델을 완성해 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4년에 걸친 실증이 목표대로 마무리될 경우, 개별 온실 중심이던 스마트농업이 넓은 노지로 확장하는 하나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참고 자료
· 대동, 새만금서 '데이터 기반 노지 콩 정밀농업 모델' 개발 나선다 — 로봇신문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