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 밥 짓는 로봇…독일 서커스, 우크라이나군에 자율 급식 보급 첫 실전 투입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9.07 14:24
키이우 지역 지상군 제3군단에 하드웨어·AI 소프트웨어·식자재 인프라 일괄 공급…분쟁 현장 자율 급식 시스템 세계 첫 사례
전장에서 밥 짓는 로봇…독일 서커스, 우크라이나군에 자율 급식 보급 첫 실전 투입
독일 서커스(Circus SE)의 자율 조리 로봇 'CA-1'이 REWE 슈퍼마켓 매장에 설치된 모습 (사진 출처=Circus SE)

드론과 무인 차량이 전장을 바꿔 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로봇이 최전선 병사들의 '밥'을 책임지는 실험이 실제 전쟁터에서 시작됐다. 독일의 민군 겸용 기술기업 서커스(Circus SE)가 우크라이나 지상군 제3군단과 함께 자율 로봇 급식 보급 시스템을 키이우 지역에서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실제 교전이 벌어지는 분쟁 환경에서 자율 급식 보급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와이어에 배포된 서커스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배치는 단순한 시연이 아니라 병사들에게 실제로 끼니를 공급하는 실전 운용이다. 서커스는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CA1)으로, 민간과 국방 양쪽을 겨냥한 자율 로봇 보급 시스템과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왔다. 군사 분야와 민간 분야에 함께 쓰일 수 있는 기술을 뜻하는 '민군 겸용(dual-use)' 기업이라는 점이 이번 투입의 배경이다.

하드웨어부터 식자재까지 '통째로' 공급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선에 들어간 것은 로봇 한 대가 아니라 급식 생산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술 묶음이다. 서커스에 따르면 병사들은 급식을 만드는 하드웨어 시스템, 이를 제어하는 AI 소프트웨어, 그리고 회사가 독자적으로 갖춘 식자재 인프라로 구성된 전체 기술 스택을 통해 식사를 보급받고 있다. 사람이 일일이 조리 인력을 붙이지 않아도 군사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음식을 생산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회사는 이 시스템을 급식 병력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 규정한다. 최전선의 이동과 교전 상황 탓에 제때 따뜻한 식사를 공급하기 어려웠던 공백을 로봇이 메운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제3군단 예하 여단의 한 소령은 "이 기술은 군의 전체 식량 공급망을 개선해 준다"며 "기존 급식 병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로서, 병사들에게 신속하게 영양식을 제공하지 못했던 공백을 메워준다. 우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것이 가능한 최상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규제 인증 통과…최대 25대 규모 협약의 첫 실행

전장 투입에 앞서 서커스는 우크라이나 국가식품안전소비자보호청(State Service of Ukraine for Food Safety and Consumer Protection)으로부터 규제 인증을 받았다. 회사는 이 인증이 자사 기술을 우크라이나에 도입하는 데 필요한 보건·품질·안전 기준을 모두 충족했음을 확인해 준 것으로, 대규모 실전 배치의 문을 여는 절차였다고 밝혔다. 군용 장비에 앞서 식품 안전 당국의 승인이 관문이 됐다는 점은 이 시스템이 '무기'가 아니라 '급식 인프라'로 다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가동은 지난해 12월 서커스가 처음 공개한 포괄 협약의 본격 실행이기도 하다. 해당 협약은 자율 로봇 시스템 최대 25대 규모를 담고 있으며, 이번 키이우 지역 배치로 서커스의 우크라이나 시장 진출과 제3군단과의 파트너십이 실제 운용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회사는 현 시점에 실제로 몇 대가 배치돼 가동 중인지, 하루 몇 인분을 공급하는지 등 구체적인 운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군·NATO 조달 이어 세 번째 실적

서커스는 이번 우크라이나 배치가 최근 성과들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독일 연방군(분데스베어)이 서커스의 CA-1 로봇을 도입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에서는 리투아니아군의 자율 급식 보급을 위한 공공 조달 입찰을 따냈다는 것이다. 독일 자국군과 NATO 회원국 조달에 이어 실제 교전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까지, 회사가 밝힌 대로라면 짧은 기간에 국방 분야 실적을 잇달아 쌓은 셈이다.

다만 이번 발표는 회사가 자사 기술의 성공적 안착을 강조하는 보도자료인 만큼, 실제 야전에서의 내구성과 보급 효율, 공급 규모에 대한 독립적 검증은 아직 남아 있는 과제다. 서커스는 전 세계적으로 자율 급식 보급 로봇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IR 문의는 엘레나 콜스(Elena Coles) IR 책임자가 맡고 있다.


참고 자료
· 서커스, 우크라이나 지상군과 로봇 보급 시스템 실전 가동 개시 — 뉴스와이어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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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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