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화웨이 장비 교체비 400억 유로 논쟁…산정 범위가 쟁점
유럽연합(EU)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를 교체할 때 드는 비용을 놓고 최대 400억 유로와 그보다 낮은 추가 비용이라는 상반된 분석이 맞서고 있다. 기존 장비의 자연스러운 교체 비용을 계산에 넣을지, 무선망 외에 전송망까지 바꿀지가 전체 규모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다.
GSMA 인텔리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EU가 추진 중인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고위험 공급업체(HRV) 장비를 교체하면 직접 비용이 300억~400억 유로, 한화 약 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고위험 공급업체는 사이버보안 위험이 크다고 판단돼 통신망에서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장비 공급사를 뜻한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교체 부담으로 유럽 통신사의 투자 여력이 약해지고 현지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신사는 기존 설비를 걷어내는 데 자금을 쓰면 새로운 통신망에 투자할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론의 초점은 비용 산정 방식에 맞춰졌다. GSMA가 계산한 금액은 장비 교체에 필요한 총비용으로, 통신장비를 구축한 뒤 수년이 지나 통상적으로 새 장비로 바꾸는 자연 교체 비용까지 포함했다는 주장이다. 이 비용을 제외하고 규제 때문에 새로 발생하는 실제 추가 비용만 따지면 GSMA의 추정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법안이 시행되면 장비의 원래 교체 주기를 고려하지 않고 고위험 장비를 앞당겨 배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EU가 비용보다 보안을 우선해 해당 장비를 통신망에서 제외하려는 논리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교체 대상의 범위도 논쟁거리다. GSMA 인텔리전스는 이동통신 무선망부터 데이터를 다른 지역으로 전달하는 전송망까지 비용 계산에 포함했다. 반론 측은 새로운 규제 체계에서도 전송망이나 고정망에서는 중국 장비를 계속 사용하고 무선망만 교체할 수 있어 산정 범위가 과도하다고 봤다. 또 보고서가 유럽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통신사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돼 강제 교체에 반대하는 업계의 이해관계가 반영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료: GSMA 인텔리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