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년 우주항공청, 기술개발 앞서 ‘왜 우주인가’ 답해야

1조원이 넘는 예산과 달 착륙 계획보다 먼저 ‘대한민국은 왜 우주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범 2년을 맞은 우주항공청(KASA)이 개별 기술과 사업을 넘어 국가 우주정책을 관통하는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주항공청은 2024년 5월 출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지방자치단체 등에 흩어져 있던 우주 정책과 사업 기능을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모았다는 점에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2045년까지 세계 7대 우주항공 강국에 진입하고 우주항공 산업을 국가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주수송·인공위성·우주탐사·우주안보·우주과학 등 5대 분야도 육성한다. 올해 예산은 1조1,605억원으로 전년 1조8억원보다 15.1% 늘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R&D), 즉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 개발하는 데 8,064억원을 투입한다. 발사체와 첨단위성, 달 착륙선, 미래항공, 민간 산업 생태계 조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이번 기고는 이 같은 계획이 정책의 철학보다는 투자 항목을 모은 포트폴리오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우주개발의 핵심 역량은 대전의 항우연·천문연·KAIST와 수도권·대전권 기업에 나뉘어 있고, 기술 전문성과 시험시설, 개발 경험도 출연연에 축적돼 있다. 이에 따라 정책 결정과 기술 판단, 사업 수행, 민간 사업화의 책임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K-SSA는 국가가 우주 물체와 위험 상황을 파악하는 우주상황인식시스템이며, KPS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이다. 여기에 차세대발사체의 연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기고는 각각 필요한 사업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기술 철학과 우선순위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봤다.
해외 사례로는 NASA와 ESA, 일본 JAXA가 제시됐다. NASA는 인류를 위한 우주 탐사·발견·이해를 사명으로 삼고 있으며, ESA는 기후 감시와 행성 방어, 우주 기원 연구를 공공재로 규정한다. JAXA의 하야부사 시리즈는 소행성 탐사와 귀환 과정을 통해 일본이 우주에서 맡고자 하는 역할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기고는 한국도 발사체와 위성 개발, 민간기업 육성이라는 목표에 머물지 말고 우주가 국민의 삶과 인류의 미래에 갖는 의미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감시와 재난 대응, 식량·해양·산림 관리, 통신 인프라, 지구 관측, 우주과학 가운데 국가가 책임질 영역과 민간에 맡길 영역을 정하는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는 제안이다.
자료: 우주항공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