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 AI의 '고질병' 풀었다···KIST, 뇌 모방 신경망 학습법 'A²SG' 개발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7.23 16:34 · 수정 2026.08.03 12:11
스파이킹 신경망 정확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구글 기법보다 연산 부담 6분의 1,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적용
저전력 AI의 '고질병' 풀었다···KIST, 뇌 모방 신경망 학습법 'A²SG' 개발
ICML 2026에서 저전력 신경망 학습법 'A²SG'를 발표한 KIST 연구팀 (사진 출처=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력을 훨씬 덜 쓰는데도 성능은 떨어진다 — 뇌를 흉내 낸 인공지능(AI)이 좀처럼 넘지 못하던 이 딜레마를, 국내 연구진이 학습 방식 자체를 손봐 정면으로 풀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반도체기술연구단은 저전력 뉴로모픽 AI의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새로운 학습 기법 'A²SG'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뉴로모픽 AI는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본떠 만든 저전력 기술로, 차세대 AI 반도체의 유력한 후보로 꼽혀 왔다.

필요할 때만 신호 보내는 '뇌 방식'의 약점

이 기술의 핵심에는 스파이킹 신경망(SNN)이 있다. 실제 뇌의 신경세포처럼 필요한 순간에만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이라, 항상 방대한 연산을 돌리는 기존 심층신경망(DNN)보다 전력 소모가 훨씬 적다.

문제는 정확도였다. 신호를 띄엄띄엄 주고받는 SNN의 특성상, 모델을 학습시킬 때 참고하는 '기울기'(오차를 줄이기 위해 값을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바꿀지 알려주는 신호)가 기존 DNN처럼 매끄럽게 구해지지 않는다. 학습이 엉뚱한 곳에서 멈추거나 불안정해지기 일쑤였고, 그만큼 성능이 DNN에 못 미쳤다. 저전력이라는 장점을 살리려다 정확도를 내주는, 오랜 맞교환이었다.

'적응형+비대칭' 두 열쇠로 학습 지형을 바꾸다

연구팀이 내놓은 A²SG(Adaptive and Asymmetric Surrogate Gradients)는 이 기울기를 다루는 방식을 두 갈래로 개선했다. 하나는 학습이 진행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보정 방식을 스스로 바꾸는 '적응형(Adaptive)'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뇌 신경세포의 비대칭적 반응 특성을 반영한 '비대칭형(Asymmetric)' 접근이다.

연구팀은 학습 과정을 등산에 빗대 설명했다. 기존 방식이 가파르고 험한 지점에 도달해 성능이 불안정했다면, A²SG는 완만하고 평탄한 지점으로 모델을 이끌어 더 안정적이고 높은 성능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성능은 대규모 시험으로 확인됐다. 100만 장이 넘는 사진을 1000개 범주로 분류하는 이미지 인식 표준 시험 'ImageNet'에서 A²SG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구글이 앞서 내놓은 학습 기법과 비교했을 때, 추가로 드는 연산 부담이 약 6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도 더 높은 정확도를 냈다. 정확도와 효율을 동시에 잡았다는 의미다.

하드웨어 안 바꾸고 소프트웨어만으로

실용성 측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적용 방식이다. A²SG는 별도의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기존 SNN에 얹을 수 있다. 작은 모델부터 큰 모델까지 두루 성능이 확인돼 범용성도 입증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성식 KIST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뉴로모픽 인공지능의 성능 향상을 가로막던 학습의 구조적 난제를 개선해 저전력 인공지능의 실용화 가능성을 높인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성과가 곧바로 제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큰 규모의 모델 학습과 실제 뉴로모픽 하드웨어에서의 검증을 거쳐, 차세대 AI 반도체용 모델 개발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에서 확인한 성능이 실제 저전력 칩 위에서도 재현될지가 다음 관문인 셈이다.

이번 연구는 7월 7일 세계 3대 AI 학회로 꼽히는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2026에서 발표됐으며, 관련 논문은 학회 논문집(PMLR)에 실릴 예정이다.

자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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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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