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카이스트 모델’ 과학기술원 설립 논의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8.14 15:11
9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계기로 AI·과학기술 협력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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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카자흐스탄 공화국 정부 공보실, CC BY 4.0)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을 참고한 카자흐스탄 과학기술원 설립 구상을 논의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도 함께 검토하면서, 양국 간 협력 의제가 개별 기술 교류뿐 아니라 과학기술 기관의 설립 방향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에서 사야사트 누르벡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과 만나 AI·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의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이 직접 만나 협력 방향을 살폈다는 점에서, 이번 면담은 앞으로 다룰 공동 의제를 확인하고 후속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는 성격을 갖는다.

면담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카자흐스탄 과학기술원 설립 구상과 카이스트 모델이 연결됐다는 점이다. 양국은 새 과학기술원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카이스트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미 운영 중인 한국의 과학기술원 모델을 참고 대상으로 놓고, 카자흐스탄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카이스트의 어떤 요소를 참고할지, 이를 카자흐스탄 과학기술원에 어느 범위까지 반영할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설립 시기와 구체적인 운영 체계, 양국의 역할 분담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논의를 과학기술원 설립이나 카이스트 모델 도입이 확정된 것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양국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럼에도 과학기술원 설립이 협력 의제로 다뤄졌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특정 기술이나 단일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과 달리, 기관 설립 구상은 과학기술 협력의 기반 자체를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한 논의이기 때문이다. 카이스트가 참고 대상으로 제시됐다는 사실은 한국의 과학기술 기관 모델이 카자흐스탄의 새 기관 구상에 활용될 수 있는 선택지로 검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별도의 핵심 협력 분야로 언급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면담에서는 특정 AI 기술이나 공동 사업의 명칭, 추진 일정까지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과학기술원 설립 논의와 AI 협력 확대가 같은 자리에서 다뤄지면서, 양국이 기관 차원의 구상과 기술 분야의 협력을 함께 살피고 있다는 방향성은 분명해졌다. 향후 논의에서는 이 두 의제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거나 각각 구체화할지가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양국은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협력 확대의 계기로 삼기로 했다.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가진 강점을 결합하고, 양측에 도움이 되는 상호 호혜적 AI·과학기술 협력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장관 면담에서 다룬 의제를 정상회의라는 더 큰 협력 틀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번 논의는 양자 협력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으로도 읽힌다.

앞으로의 관건은 협력 확대라는 방향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카자흐스탄 과학기술원의 형태와 카이스트 모델의 적용 범위, AI·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이 결합할 강점은 후속 논의를 통해 정리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보다 협력 의제와 추진 계기가 제시된 상태다. 오는 9월 정상회의에서 이번 면담의 논의가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할지, 과학기술원 설립 구상과 AI 협력이 어떤 틀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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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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