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톤 전기항공기 X1, 배터리만으로 27분 첫 비행
11톤이 넘는 항공기가 항공유 없이 배터리 전력만으로 하늘을 날았다. 스웨덴 전기항공기 제조사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대형 시연기 X1이 2026년 8월 12일 미국 뉴욕주 플래츠버그 국제공항에서 27분간 첫 시험비행을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X1은 날개 폭 약 32m, 기체 길이 약 23m이며 최대 이륙중량은 11.3톤을 웃돈다. 날개에 장착된 전기모터 4개는 비행 중 모두 배터리에서 전력을 공급받았고, 전기 추진 시스템의 출력은 1메가와트(MW)를 넘었다. 1MW는 1000킬로와트(kW)에 해당하는 전력 단위다.
기체는 지상 주행을 거쳐 이륙한 뒤 상승과 기동을 수행하고 다시 착륙했다. 이번 비행에서는 약 335m까지 올라갔다. 초기 시험비행에 설정된 한계는 최대속도 140노트,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259㎞이며 지상고도는 2000피트, 약 610m다. 기동하중 한계는 1.5G이고 조종사 1명이 탑승한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이착륙을 포함한 첫 비행에 든 전기료가 약 5달러, 약 7000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한 차례 시험비행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쓴 전기요금이다. 상용 여객기의 전체 운항비에는 여러 비용이 포함되므로, 약 5달러라는 수치만으로 상업 운항의 경제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이번 시험은 미국 연방항공청의 실험범주 특별감항증명에 따라 진행됐다. 특별감항증명은 형식증명이 없거나 승인된 형식설계에 맞지 않는 항공기에 연구와 시험 등을 허용하는 문서다. 연방항공청 등록부에는 X1이 등록번호 N301HX, 일련번호 001인 고정익 다발 전기항공기로 올라 있으며 형식증명 자료는 없다.
따라서 이번 성공은 상업 여객운송 허가를 받았다는 뜻이 아니다. X1 안에 설치된 30석 객실과 조종석도 실제 여객운송을 위한 설비가 아니라 공개행사용 모형이다. 대형 기체에서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이용해 지상 주행부터 착륙까지 수행했다는 점이 이번 시험의 핵심이다.
앞선 전기항공기 시험으로는 Eviation Aircraft의 9인승급 Alice가 2022년 첫 비행에서 8분간 비행하며 3500피트까지 오른 사례가 있다. Rolls-Royce의 단좌 전기 실험기 Spirit of Innovation은 2021년 400kW 추진계로 약 15분간 첫 비행했다. X1은 이들보다 큰 11.3톤 초과 기체에서 전기 추진을 시험했다.
X1은 하트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는 30인승 하이브리드 전기항공기 ES-30의 선행 시연기다. ES-30은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엔진을 함께 활용하는 단거리 지역항공기로 개발되고 있으며, 승객당 수하물 25㎏과 충전시간 30분이 공식 제원에 제시돼 있다.
회사는 2022년 발표에서 ES-30이 30명 탑승 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400㎞, 탑승객을 25명으로 줄이면 800㎞를 비행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첫 양산 전 단계 기체의 시험비행은 2028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 연방항공청의 대형 수송기 기준인 Part 25 형식증명을 목표로 한다.
상용 취항 목표는 당초 2028년에서 현재 2031년으로 3년 늦춰졌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취항 시 기존 지역항공기보다 운항비를 40%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는 실제 운항 실적이 아니라 회사의 전망이다. X1의 첫 비행과 30인승 항공기의 인증·양산은 서로 다른 단계인 만큼 앞으로의 시험과 인증 과정이 상용화 여부를 가르게 된다.
자료: 하트 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연방항공청, Eviation Aircraft, Rolls-Roy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