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전자피부, 특허 넘어 신설기업 지분으로 사업화
사람의 피부처럼 로봇의 몸을 감싸는 전자피부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신설기업의 지분으로 전환되는 사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중국과학기술대가 개발한 플렉시블 전자피부는 로봇이 외부 접촉을 감지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플렉시블’은 단단한 판이 아니라 휘어지는 형태라는 뜻으로, 굴곡이 있는 로봇 표면에 적용하기 위한 전자소자 분야를 가리킨다.
중국과학기술대 선진기술연구원은 2026년 7월 17일 공식 성과전환 공고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생체모방 전자피부’ 기술에 중국 등록특허 2건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생체모방은 생물의 구조나 기능에서 원리를 얻어 기술에 적용하는 접근이다. 전자피부에서는 사람 피부가 접촉을 받아들이는 기능을 로봇용 센서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된다.
공고에 기재된 첫 번째 특허는 ‘로봇 피부용 이중구조 센서 및 그 제조방법·응용’이며 등록번호는 ZL202610467855.8이다. 두 번째는 ‘자가치유 이온젤·자가치유 이온젤 센서 및 그 제조방법·응용’으로, 등록번호는 ZL202610467874.0이다. 특허 제목에는 센서 구조뿐 아니라 제조방법과 응용까지 포함돼 있어 로봇 피부를 구성하는 재료와 센서의 구현 방식을 함께 다룬다는 점이 드러난다.
자가치유는 재료가 손상됐을 때 스스로 회복하도록 설계하는 개념이다. 이번 공고는 이 같은 이온젤과 센서 기술이 생체모방 전자피부의 특허 자산에 포함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등록특허와 기술 출자 계획으로, 개별 센서의 구체적인 성능 수치까지 공개한 자료는 아니다.
연구원은 두 특허의 가치를 50만2000위안으로 평가했다. 이어 신설 예정인 허페이궈커간위안과기유한공사에 해당 기술을 출자하고 지분 20%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공고했다. 현금 대신 특허와 같은 기술 자산의 가치를 평가해 회사 지분을 받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연구 성과의 활용 주체가 연구기관에서 새 법인으로 넓어지게 된다.
성과전환 수익은 기술진 70%, 연구원 30%로 배분된다. 기술진에게 돌아가는 몫은 리촹에게 100% 배정됐다. 중국과학기술대의 공식 연구자 소개에 따르면 리촹은 특임교수로서 생체모방 지능형 고분자와 하이드로젤, 플렉시블 센싱, 소프트 액추에이터·로봇을 연구한다. 소프트 액추에이터는 부드러운 재료가 움직임을 만들어내도록 설계한 구동장치를 뜻한다.
전자피부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정책에서도 핵심 부품으로 다뤄지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2023년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발전 지도 의견’은 고해상도·다점 접촉 감지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전자피부를 중점 개발 부품으로 지정했다. 여러 지점에서 일어나는 접촉을 구분해 받아들이는 능력이 로봇의 감각 구현에 필요하다는 정책 방향이다.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가 2024년 내놓은 미래산업 육성 정책도 전자피부와 지능형 정교손을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기술로 명시했다. 정책은 이들 기술을 제조, 가정서비스, 특수환경에 적용하도록 추진한다는 방향을 담았다. 전자피부가 독립된 센서에 그치지 않고 로봇의 손과 몸, 활용 현장을 연결하는 기반기술로 분류된 셈이다.
이번 사례의 의미는 논문 발표에 머무르지 않고 등록특허의 가치평가와 신설기업 출자 계획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데 있다. 연구진의 전자피부 기술이 기업 지분으로 전환되면 후속 개발과 응용을 담당할 사업 주체가 마련된다. 국가 정책이 핵심기술로 지정한 전자피부가 실제 사업화 절차에 진입했다는 점에서도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자료: 중국과학기술대 선진기술연구원, 중국과학기술대 정밀지능화학 전국중점실험실, 중화인민공화국 공업정보화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