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보틱스 국가연구소 개소…10년간 해마다 100억 지원
서울대학교가 로봇 분야 기초연구를 10년 단위로 이어갈 '서울대학교 로보틱스 국가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개소식은 18일 서울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열렸으며, 유홍림 서울대 총장과 조규진 초대 소장을 비롯해 국회 최형두·정진욱·박민규 의원,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채홍준 교육부 학술연구정책과장, 박종애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직무대행과 관계 기관·기업 관계자,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연구소는 지난 6월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국가연구소(NRL 2.0)'에 '인간중심 피지컬 AI 로보틱스 연구소'(연구책임자 조규진 기계공학부 교수)로 선정되며 출범했다. 국가연구소 사업은 대학 부설 연구소를 세계적 기초연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연구소당 매년 100억원을 10년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돼 올해 두 번째 선정에서 4곳이 뽑혔다.
'인간 중심 피지컬 AI'…생활형·웨어러블·의료로봇 3대 축
피지컬 AI는 화면 속 소프트웨어에 머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로봇처럼 물리적 몸을 갖고 현실 환경에서 움직이며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조규진 소장은 비전 발표에서 "더 큰 인공지능,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넘어서 형태와 재료 자체가 지능의 일부가 돼 몸과 지능이 함께 환경에 적응하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모델의 크기와 학습 데이터를 키우는 기존 접근에만 기대지 않고 로봇의 몸 자체에 지능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연구 대상은 사람의 일상을 돕는 생활형 로봇, 몸에 착용해 신체 기능을 보조·확장하는 웨어러블 로봇, 체내에서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는 의료·수술 로봇 세 갈래다. 조 소장이 직접 이끄는 첫 번째 테크니컬 코어(TC1)는 환경과 작업에 따라 로봇의 형태와 강성(단단한 정도)을 바꿀 수 있는 몸체를 만들고, 인공지능이 언제 형태를 바꾸고 언제 부드럽거나 단단해져야 하는지 판단하게 하는 '물리 지능' 연구를 맡는다. 조 소장은 "진짜 실생활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서든 모터 하나를 줄이고 센서 하나를 줄이면서도 잘 작동하는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에는 기계공학부·전기정보공학부·컴퓨터공학부·재료공학부·뇌인지과학과 등 12개 학과·기관에서 다양한 전공의 교수 80여명이 참여한다. 서울대병원은 의료로봇의 임상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연구·교육·창업 잇는 생태계로"
연구소 설립에는 조 소장이 지난 4년간 추진해 온 서울대 로보틱스 연구 생태계 구축 경험이 반영됐다. 그는 미국 보스턴과 실리콘밸리 등 로봇 연구 현장을 둘러본 경험을 소개하며 "세계적인 로봇연구소는 논문만 내는 곳이 아니라 연구와 교육, 창업이 하나로 연결된 생태계였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앞으로 로보틱스 전용 연구동을 건립하고, 연구소 안에 연구 성과의 사업화와 창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둬 국내외 연구기관·기업과의 협력도 넓힐 계획이다.
조 소장은 "오늘의 개소는 꿈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꿈을 질문으로, 질문을 연구로, 연구를 기술로, 그리고 기술이 현실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홍림 총장은 "개소식 이후에도 연구소가 발전해 가는 모습을 항상 지켜봐 달라"고 말했고,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국가연구소 사업은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대학 기초연구의 새로운 전환과 도약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료: 서울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