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8800억원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운용사 7곳 모집

기술 개발은 오래 걸리지만 투자금 회수 시계는 짧았던 첨단 원천기술 기업을 위해 최장 16년간 운용되는 8800억원 규모 펀드가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8월 20일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자산운용을 통해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위탁운용사 모집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소형리그 3개사와 중형리그 4개사 등 운용사 7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소형리그 펀드의 목표 규모는 총 2400억원, 중형리그는 총 6400억원이다. 운용사 제안서는 9월 3일 접수하며 심사를 거쳐 10월까지 선정을 마치고, 이르면 연말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한다는 일정이다.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국민성장펀드의 간접투자 프로그램이다.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선정된 전문 운용사가 펀드를 결성해 투자 대상을 찾는 구조다. 올해 목표 결성액 8800억원 가운데 60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800억원은 정부 재정으로 마련한다. 공공자금이 약 77%를 차지해 민간 운용사의 자금 모집 부담을 낮추도록 설계됐다.
운용 기간도 기존 정책성 펀드보다 길다. 기존 펀드는 통상 존속기간 8~10년, 투자기간 4~5년이었지만 이번 펀드는 각각 13~15년과 6~7년으로 늘어났다. 존속기간은 한 차례에 한해 1년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6년이다. 연구개발 초기부터 기업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업,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 상용화까지 이어서 자금을 공급하려는 취지다.
금융위가 제시한 정책 배경에는 국내 창업기업이 설립에서 상장까지 평균 14년 걸린다는 자료가 있다.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성을 입증하기 전에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 투자자는 회수를 서두를 수 있다. 이번 설계는 기업 성장에 필요한 시간과 투자 기간의 차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투자 대상은 투자용 기술신용평가에서 상위 5개 등급에 해당하는 TI-5 이상을 받았거나, 법정 기술평가 또는 지식재산권인 IP 가치평가를 받은 국내 첨단전략산업 중소·중견기업이다. 운용사는 목표결성액의 75%와 목표를 넘겨 조성한 금액의 40%를 주목적 투자에 배정해야 한다.
특정 분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막는 장치도 뒀다. 주목적 투자액 가운데 40% 이상은 AI와 반도체 이외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 비율은 공청회 전 검토된 20%에서 40%로 높아졌다. 금융위는 바이오와 방산처럼 장기투자가 어려웠던 분야로 자금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개별 업종에 별도 의무 할당액을 둔 것은 아니다.
장기투자 성격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도 마련했다. 주목적 투자 실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보통주 또는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할 권리가 없는 종류주식이다. 투자 후 3년 안에 회수하면 주목적 투자 실적에서 제외한다. 운용사는 펀드 약정총액의 2% 이상을 직접 출자해야 하며, 기업 한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약정총액의 20% 이하로 제한된다.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를 연결하는 경우에는 실적을 더 높게 인정한다. 초기 모태펀드 지원기업에 이어서 투자하면 실제 투자액의 130%를 실적으로 계산한다. 해외 첨단기술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국내기업에 대한 투자와 기존 투자기업 후속투자는 각각 120%로 인정한다.
운용사 심사에서는 주목적 투자 분야의 전문 운용인력과 기술전문인력 네트워크 확보 여부를 중점적으로 본다. 초기기업을 발굴하고 보육하는 창업기획사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펀드 결성시한은 2026년 12월 말이며 추가 결성은 2027년 3월 말까지 허용된다.
이번 공고는 4월 14일 국민성장펀드 제2차 전략위원회의 투자 공백 보완방안 발표와 7월 20일 공청회를 거쳐 마련됐다. 다만 운용사 선정 결과와 8800억원의 최종 결성 여부, 실제 투자 개시 시점은 심사와 자금 모집이 끝난 뒤 확정된다.
자료: 금융위원회, 우리자산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