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연구팀, PeLED 정공 수송 고분자 개발…효율 15.8%·수명 12배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08.21 05:39
분자량 정밀 제어로 전하 수송과 발광층 계면 결함을 함께 개선
기사 대표 이미지
숭실대학교 숭실대학교 정문과 캠퍼스 전경 (사진 출처=Wikimedia Commons, Benlikeshotchocolate, CC BY-SA 4.0)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의 효율과 수명을 좌우하는 얇은 고분자 층을 정밀하게 설계해, 전하 이동과 발광층 안정성을 함께 개선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숭실대학교 강범구 화학공학과 교수와 박민호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PeLED)의 정공 수송층(HTL)에 사용할 수 있는 트리페닐아민 기반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7월 31일 고분자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European Polymer Journal에 온라인 공개됐다.

PeLED는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구조를 가진 반도체를 발광층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발광소자다. 여러 기능성 층을 차례로 쌓아 만들며, 정공 수송층은 양전하처럼 움직이는 정공을 발광층까지 전달한다. 이 층에서 정공이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거나 발광층과 맞닿은 계면에 결함이 많으면 빛을 내지 않는 재결합이 늘어 효율과 수명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트리페닐아민 그룹을 곁사슬에 넣은 두 단량체를 설계하고 정밀 음이온 중합을 적용했다. 두 단량체는 영하 30℃의 테트라하이드로푸란(THF) 용매에서 potassium naphthalenide와 sec-butyllithium을 개시제로 사용했을 때 2분 안에 완전히 중합됐다. 수평균분자량은 5.6~61.6kg/mol, 분자량분포는 Mw/Mn 1.18 이하로 제어됐다. 분자량분포 값이 1에 가까울수록 고분자 사슬의 길이가 비교적 고르게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후속 중합 실험에서는 반응이 끝난 사슬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는 리빙 중합 특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스티렌과 이어 붙인 블록 공중합체를 만들 가능성도 시험했다. 개발한 고분자는 열적 안정성과 용매 내성이 높아, 정공 수송층 위에 발광층을 용액으로 형성할 때 아래층이 손상되는 문제를 줄이는 데 적합했다.

연구팀은 ITO/PEDOT:PSS/HTL/FAPbBr3/TPBi/LiF/Al 구조의 소자를 제작했다. poly(B)의 최고점유분자궤도(HOMO) 에너지 준위는 -5.42eV로, PEDOT:PSS의 -5.20eV와 FAPbBr3의 -5.74eV 사이에 놓였다. HOMO 준위는 정공이 층과 층 사이를 얼마나 쉽게 넘어가는지 판단하는 기준이다. 기존 PVK의 -5.80eV보다 발광층으로 정공을 주입하기 유리하도록 배치된 것이다.

poly(B)를 적용한 소자는 최대 외부 양자효율(EQE) 15.8%와 최대 전류효율 68.3cd/A를 기록했다. 외부 양자효율은 소자에 들어간 전하 가운데 실제 외부로 나온 빛의 비율이며, 전류효율은 공급한 전류당 얻는 밝기를 뜻한다. 구동 수명은 널리 쓰이는 PVK 기반 정공 수송층 소자보다 약 12배 늘었다.

광발광(PL)과 시간분해 광발광(TRPL) 분석에서는 트리페닐아민 구조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층 계면의 결함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정공 수송 특성과 에너지 준위 정렬이 개선되고, 빛을 내지 않는 비발광 재결합이 억제되면서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수치는 PeLED 전체 분야의 최고 기록을 뜻하지 않는다. 기존 연구에는 외부 양자효율 28.9%를 기록한 소자와 순적색 소자에서 30.2%를 보고한 사례가 있다. 다만 발광색과 소자 구조, 초기휘도와 수명 측정 조건이 달라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정밀 합성한 고분자 한 종류로 전하 수송과 계면 결함을 동시에 개선했다는 데 있다.

강범구 교수는 분자량과 분자량분포가 제어된 고분자를 합성해 정공 수송과 발광층 계면 특성을 함께 개선한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분자 구조와 에너지 준위를 더 정밀하게 조절해 고효율·고안정성 발광소자용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준모·이예지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대학기초연구소지원사업(G-LAMP),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모아팹시설활용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G-LAMP는 대학 연구소의 공동연구 체계와 신진 연구인력 육성을 위해 2023년 시작됐으며, 2026년 현재 2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자료: 숭실대학교, Elsevier, 한국연구재단, Springer Nature

저작권자 © 한국R&D신문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재료·대학·교육·경제·특허 — 신소재, 대학·교육 정책, 투자·정책자금, 지재권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