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30℃서 작동하는 비가연성 나트륨-메탈 전지 전해질 개발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08.25 05:32
누액 없는 고분자 매트릭스로 1,000회 충방전 뒤 용량 90.4%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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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W. Oelen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Unported)

값싸고 풍부한 나트륨을 이용하면서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비가연성 전지 소재가 제시됐다.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박찬진 교수 연구팀은 나트륨-메탈 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누액 없는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트륨-메탈 전지는 반응성이 큰 금속 나트륨을 음극으로 직접 사용하는 전지다. 나트륨을 저장하는 하드카본을 음극으로 쓰는 일반적인 나트륨이온전지와는 구분된다. 나트륨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인 ESS의 후보 소재로 주목받지만, 기존 액체 전해질은 휘발성과 가연성이 있고 금속 나트륨과 부반응을 일으켜 전지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과염소산나트륨, N-이소프로필아크릴아마이드, 석시노니트릴을 열중합해 고분자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열중합은 열을 가해 작은 분자들을 긴 사슬 구조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이렇게 만든 전해질은 액체가 새는 누액 문제를 피하면서 나트륨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최적 조성 전해질은 30℃에서 이온전도도 1.39 mS·cm⁻¹와 나트륨이온 수송수 0.58을 기록했다. 이온전도도는 전해질 안에서 이온이 얼마나 잘 이동하는지를 나타내며, 수송수는 전체 이온 이동에서 나트륨 이온이 담당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전기화학적 안정창은 5.0V, 이온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뜻하는 활성화에너지는 0.154eV로 측정됐다.

연구팀은 구성 성분 사이의 화학적 상호작용이 이온 이동을 도왔다고 분석했다. N-이소프로필아크릴아마이드의 카보닐기는 나트륨 이온과 배위해 서로 붙어 움직이기 어려운 이온쌍을 약화시켰다. 석시노니트릴의 니트릴기는 이온이 분리되는 해리를 보조했다. 전해질을 단순히 굳히는 데 그치지 않고, 고체 내부에서 나트륨 이온이 이동하기 쉬운 환경을 설계한 것이다.

Na₃V₂(PO₄)₃ 양극을 적용한 완전지는 0.1C에서 초기 방전용량 110.2mAh·g⁻¹와 약 99%의 쿨롱효율을 나타냈다. C는 전지를 충전하거나 방전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이며, 쿨롱효율은 충전한 전하 가운데 방전 과정에서 다시 꺼내 쓴 비율을 뜻한다. 속도를 5C까지 높인 조건에서도 방전용량은 90mAh·g⁻¹를 기록했다.

장기 충방전 시험은 2C 조건에서 진행됐다. 방전용량은 92mAh·g⁻¹에서 1,000회 뒤 83.2mAh·g⁻¹로 감소해 초기 용량의 90.4%를 유지했다. 이는 개발한 고분자 전해질이 빠른 충방전 조건과 반복 사용 조건에서 나타낸 성능을 수치로 확인한 결과다.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각에서 나트륨은 리튬보다 1,000배 이상 풍부하다. 그러나 기존 상용 나트륨-황 전지와 나트륨-금속할라이드 전지 계열은 고체전해질의 저항을 낮추기 위해 약 300℃ 이상의 고온 운전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나트륨 전지 자체를 처음 제시한 것이 아니라, 금속 나트륨 음극을 사용하면서 30℃에서 작동하는 비가연성 고분자 전해질을 구현한 데 있다.

미국 에너지부의 ‘Storage Innovations 2030’은 고체 나트륨전지를 신흥 기술로 분류하고 저온 운전, 전해질 개선, 나트륨 전용 규격과 검증 및 실증을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2019년 ESS 안전강화 대책을 통해 셀·시스템 인증, 화재·폭발을 포함한 KS 안전기준, 비상정지와 운전기록 보관 등 전 주기 관리를 추진했다. 비가연성 전해질 연구는 이런 안전 요구와 맞닿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8월 2일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에 온라인 공개됐으며, 전남대학교는 8월 24일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논문의 교신저자는 박찬진 교수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RS-2024-00337441, 국가과학기술연구회 GTL24012-000,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RS-2025-02316752의 지원을 받았다.

자료: 전남대학교, Energy Storage Materials(Elsevier), 미국 에너지부,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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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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