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200㎞ 비행…국산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기 청사진 나왔다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8.26 05:42
우주항공청, 2028~2032년 핵심기술 국산화 기획…인증·공공수요도 설계 단계부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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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U.S. Air Force / Harley Huntington, 412th Test Win, 퍼블릭 도메인(미국 연방정부 저작물·DVIDS가 PUBLIC DOMAIN)

한 명이 타고 50㎞ 이상 비행하던 국내 수직이착륙기 연구가 5명이 200㎞ 이상 이동하는 단계로 확장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은 발전기와 항공전자, 분산추진 기술을 국산화한 5인승급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기 개발 청사진을 공개하고 산·학·연과 공공기관의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우주항공청은 25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대전 DCC에서 약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기획은 국정과제 28-2 ‘수직이착륙기 개발로 새로운 하늘길 개척’의 후속 절차다. 아직 사업 착수나 예산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며, 제시된 목표와 현장 수요를 연구개발사업 계획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과정이다.

공개된 기획안은 2028년부터 2032년까지 5년 동안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사업 종료 시점까지 시제기 4대를 확보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제기는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하고 항속거리 200㎞ 이상, 유상하중 600㎏ 이상, 운항시간 60분 이상을 목표로 한다. 유상하중은 사람이나 화물처럼 실제 임무를 위해 실을 수 있는 무게를 뜻한다.

하이브리드 방식의 핵심은 순수배터리 항공기보다 탑승중량과 비행거리를 늘리고 장시간 운항에 대응하는 데 있다. 우주항공청은 발전기와 여러 추진장치에 동력을 나눠 전달하는 분산추진, 비행 제어와 통신을 담당하는 항공전자 기술을 함께 국산화할 계획이다. 충분한 여유 동력을 확보하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발전기에 쓰일 엔진과 연료, 기체 형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선행 비행체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OPPAV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개발된 순수배터리 방식의 1인승 기체다. 최대이륙중량은 680㎏, 유상하중은 100㎏급, 항속거리는 50㎞ 이상이다. 시제기 2대로 모두 220회의 비행시험을 수행했다. 이번 목표를 이 기체와 비교하면 탑승인원은 1명에서 5명으로, 최소 유상하중은 약 6배로, 항속거리는 최소 4배로 커지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추진 연구도 별도로 축적돼 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6년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2021년부터 가스터빈 기반 체계를 개발해 2024년 말 실물 규모 지상시험장치를 구축했다. 공개된 연구 목표는 4~5인승 기체에 쓸 최대출력 700㎾와 약 350㎞ 비행이다. 다만 이 추진체계가 새 사업에 직접 채택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주항공청은 7월 산업계 간담회에서 정부가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민간이 순수배터리 항공기를 맡는 역할 분담과 2030년 말 기본형 시제기의 첫 비행 계획을 제시했다. 간담회에는 항공기·엔진·배터리·소재부품 분야 20개 기업이 참석했지만, 이들이 개발사업 참여사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상용화의 관문인 안전 인증도 설계 초기부터 고려한다. 항공안전기술원은 2019~2023년 OPPAV 사업에서 설계 안전성 확인기준과 특별감항증명 평가표, 운항기술기준을 연구한 바 있다. 우주항공청은 관계부처와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 개발 이후 상용화를 잇는 후속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어디에 사용할지도 함께 찾는다. 우주항공청은 9월 9일까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소방·해양구조·의료수송·물류 임무 수요를 조사한다. 도심 이동수단을 넘어 먼 거리에서 사람과 장비를 운반해야 하는 공공서비스의 요구를 기체 성능과 사업기획에 반영하려는 절차다.

한창헌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은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기가 교통·물류·관광·공공서비스에서 활용 잠재력이 큰 기술이라며, 공청회 의견과 수요조사 결과를 반영해 11월 과학기술혁신본부에 구축형 연구개발사업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청 이후 승인 여부와 2028년 착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자료: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안전기술원,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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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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