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 공정열 활용 고온수전해 국산화 나선다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8.27 05:34
K-SOC 산학연 협력체 준비…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까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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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U.S. Department of Energy, EERE, 퍼블릭 도메인(미국 연방정부·미국 에너지부 업무상 저작물))

원전의 열과 전기를 함께 활용해 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력소비를 낮추는 기술 개발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협력 단계에 들어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형 고체산화물 셀(K-SOC)의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화를 하나로 잇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8월 26일 대전에서 ‘한국형 고체산화물 셀(K-SOC)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협의체 발족 준비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원전 공정열을 활용한 고온수전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전략과 산·학·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산·학·연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각자의 기술과 시설을 모아 공동으로 연구하는 협력 구조를 뜻한다.

고체산화물수전해(SOEC)는 높은 온도에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나누는 기술이다.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약 700~800℃에서 작동한다. 70~90℃에서 운전하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나 100℃ 미만의 상용 알칼라인 수전해보다 운전온도가 훨씬 높다.

이 방식은 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일부를 외부 열로 공급해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원전의 공정열을 수소 생산에 활용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는 셀의 성능 저하를 억제하고 충분한 수명을 확보하는 일이 상용화를 위한 과제로 꼽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금까지 국내 고체산화물 셀 연구개발이 기관별로 분산돼 기술 개발과 사업화의 연결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협의체를 연구개발에서 실증과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협력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실증·사업화에 필요한 기술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앵커기업’을 맡는다. 앵커기업은 여러 참여 주체가 같은 목표를 향하도록 기술 수요와 개발 방향을 이끄는 중심 기업이라는 의미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산업 핵심기술 공급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협의체가 기술을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설비에서 검증한 뒤 산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핵심 기술의 국산화도 주요 목표에 포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앞서 대전에 연면적 634㎡, 총사업비 약 74억원 규모의 수소전주기연구센터를 구축했다. 이 센터에는 알칼라인 20N㎥/h와 PEM 10N㎥/h 수전해 설비를 비롯해 수소 저장탱크, 연료전지, 통합제어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N㎥/h는 시간당 수소 생산량을 부피로 나타내는 단위다.

다만 이 센터의 설비는 기존 저온수전해 연구시설이다. 해당 용량을 이번 K-SOC 설비의 규모나 성능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새 협력체의 과제는 저온수전해 시설의 수치를 고온수전해 성과로 바꾸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K-SOC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데 있다.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2022년 고온수전해 시스템 수준은 수소 1㎏ 생산에 전력 38kWh, 총에너지 47kWh를 사용하는 수준이며 운전수명은 2만 시간이다. 이는 고온수전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해외 기준으로, 한국수력원자력 기술의 실측값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 문서에는 원전 연계 청정수소 생산 실증을 2024년부터 2028년까지 290억원 규모로 추진한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해외에서는 미국 에너지부와 아이다호국립연구소가 프레리 아일랜드 원전의 증기와 전기를 이용하는 고온수전해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가 안내한 수소 생산 개시 예상 시점은 2026년이다.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산업통상자원부, 미국 에너지부, 아이다호국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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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반도체·일반공학 — 공정·소자·파운드리·메모리 및 기계·전기·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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