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밀로이드 PET 양성 관찰 최소 7년 전, 일부 피질은 더 두껍고 천천히 얇아졌다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8.26 08:36
정상 인지 성인의 MRI 4,570회를 되감은 연구…0.0834㎜의 작은 집단 차이, 엄격한 분석에서는 70곳 모두 다중비교 보정 못 넘어
기사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Movalley, Public domain — 저작권자가 전 세계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

세 연구 코호트에서 반복 촬영한 뇌 MRI를 여러 해 뒤부터 거꾸로 돌려본다면, 아직 아무 증상도 없던 시절의 변화를 찾을 수 있을까. 인지기능이 정상인 성인 가운데 훗날 아밀로이드 PET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사람들의 과거 영상을 되감은 결과, 첫 양성 PET가 관찰되기 7년 넘게 전부터 일부 대뇌피질이 비교군보다 조금 더 두껍고 천천히 얇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전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로 진행한 사람이 아니다. 처음에는 PET 음성이었지만 추적 중 영상 판정선인 양성 문턱을 넘은 사람이다. PET 음성 역시 아밀로이드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과속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고 도로에 차가 없는 것은 아니듯, 플라크가 영상 판정선 아래에 있거나 PET가 직접 검출하지 못하는 가용성 아밀로이드 변화가 존재할 수 있다.

1,051명의 시간을 거꾸로 추적하다

제임스 M. 로 연구진이 2026년 8월 19일 발표한 연구는 세 코호트에서 수집된 1,051명의 T1 MRI 4,570회를 통합했다. 참가자의 연령은 평균 72.1세였고 범위는 30.1∼96.3세였다. MRI 추적기간은 0.5∼16.0년, 평균 5.22년이었다. 이 가운데 691명은 PET를 모두 1,684회 촬영했다.

연구진은 먼저 PET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77명을 찾은 뒤, 이들이 양성 판정을 받기 전 촬영한 MRI만 남겨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 비교 대상은 PET 음성을 유지한 최초 412명·MRI 1,850회였으며, MRI 이상치 1명을 제외한 본 분석에는 411명의 MRI 1,844회가 들어갔다. 전체 MRI가 4,570회에 이르지만 제목의 7년 결론을 떠받치는 핵심 하위표본은 훨씬 작다는 점이 중요하다.

피질두께는 FreeSurfer 7.1 종단 처리로 계산했다. 이는 같은 사람의 반복 MRI를 연결해 변화량을 추정하는 영상분석 방법이다. 좌우 68개 피질 영역과 양쪽 전역값을 합쳐 70개 지표를 살폈다. 코호트별로 서로 다른 PET 추적자를 사용한 문제는 Centiloid, 즉 서로 다른 PET 값을 공통 눈금으로 맞춘 척도로 조정했고, 양성 여부에는 코호트별 문턱을 별도로 적용했다.

두꺼워진 것이 아니라 얇아지는 속도가 느렸다

첫 양성 PET 관찰보다 7년 넘게 앞선 시점까지 자료가 남은 전환자는 25명이며 MRI는 93회였다. 이 분석에서 좌측 상전두피질을 비롯해 상전두회·중전두회·전중심회·방중심소엽 등 일부 전두·두정 영역이 비교군보다 상대적으로 두꺼웠다.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히 주목하는 기억 관련 내측두엽 전체에 일관되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었다.

대표적인 좌측 상전두피질의 모델 기반 집단 평균 두께 차이는 0.0834㎜였다. 1㎜의 약 12분의 1에 해당하는 작은 차이다. 이것이 실제 피질에 같은 두께의 조직이 새로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MRI 피질두께는 조직을 직접 재는 것이 아니라 회백질과 백질, 뇌척수액 사이의 영상 경계를 바탕으로 추정한 값이다.

변화의 방향도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두 집단 모두 나이가 들며 피질이 얇아졌다. 전환자의 피질이 자란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전환자 쪽 감소에 약한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나타났다. 좌측 상전두피질의 연간 기울기 차이는 +0.000641㎜, 좌측 방중심소엽은 +0.000475㎜였다. 첫 양성 관찰일을 기준으로 한 7년 분석에서는 기울기 2개 영역과 두께 수준 9개 영역이 FDR을 통과했다. FDR은 70개 후보를 한꺼번에 검사하면서 우연히 맞은 결과를 걸러내는 다중비교 보정이다.

피질 변화가 나타나는 영역의 시간적 순서와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공간적 순서 사이에는 조건에 따라 r=0.57 또는 r=0.75의 상관이 보고됐다. 그러나 상관은 두 변화의 원인이 같다는 증거가 아니다. 피질두께 변화와 기억력 변화 사이에서는 보정 후 유의한 영역이 68곳 중 한 곳도 없었다. 피질하 구조물과 성별 상호작용, PET 양성 전 기억력 변화에서도 같은 패턴이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문턱을 추정하자 통계적 확실성은 약해졌다

첫 양성 PET 검사일과 실제 양성 문턱을 통과한 날은 같지 않을 수 있다. 연구진은 개인별 Centiloid 증가선을 이용해 문턱 통과 시점을 별도로 추정했다. 이 더 엄격한 분석에서 7년 이전까지 자료가 남은 전환자는 16명, MRI는 54회로 줄었다. 연구진은 이들과 직접 맞춘 대조군 32명의 MRI 121회를 비교했다.

그 결과 7년 시점의 70개 영역 가운데 FDR을 통과한 곳은 없었다. 첫 양성 관찰일 기준 25명과 추정 문턱 통과일 기준 16명은 서로 충돌하는 숫자가 아니라 기준이 다른 표본이다. 가장 이른 MRI 한 건은 추정 전환 11.8년 전에 있었지만, 이것만으로 11.8년 전부터 집단 차이가 있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첫 양성 PET보다 10년 넘게 앞선 분석 역시 전환자 11명·MRI 27회에 불과했고 보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구는 무작위화나 눈가림 없이 이미 모인 자료를 분석한 후향적 관찰 연구다. 표본크기 사전 산출과 분석 사전등록도 없었다. 실제 현상이라면 염증과 교세포 반응, 수상돌기 변화, 피질내 수초화, 선천적 발달 차이, 뇌 예비력 등이 관련될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어느 것도 입증되지 않았다. 수초나 수분, 조직 대비가 달라지면 MRI가 인식하는 경계 자체가 움직여 피질이 두꺼워 보일 가능성도 있다.

선행 결과도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았다. PET 전환자 90명을 분석한 다른 연구에서는 피질두께와 해마용적 감소가 양성 약 4.0∼4.1년 전부터 나타난 것으로 추정했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성인 337명을 평균 2.4±0.2년 추적한 연구에서는 기저 아밀로이드 양성 여부와 피질 얇아짐 사이의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분석 부위와 모형, 추적 방식이 달라 이번 결과의 직접적인 재현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방향과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MRI 조기진단이 아니라 검증할 질문

이번 연구의 새로움은 초기 피질 비후라는 가설 자체보다 동일인의 PET 양성 이전 MRI만 남기고 최대 7년 이상 역추적한 설계에 있다. 그러나 민감도·특이도·개인별 예측도를 시험하지 않았으므로 MRI로 아밀로이드 PET 전환을 7년 먼저 진단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PET 양성이라고 반드시 치매로 진행하는 것도 아니며, 인지기능이 정상인 바이오마커 양성자를 환자로 볼지 위험 상태로 볼지를 두고도 정의가 엇갈린다.

코드와 통계 Source Data는 공개됐지만 개인 MRI·PET 원자료에는 신청이나 승인, 데이터사용계약이 필요하다. 참가자도 장기간 반복 촬영이 가능했던 건강하고 인지수행이 높은 연구 자원자 중심이어서 일반 진료 환자와 한국인, 다양한 인종·사회경제 집단에 곧바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발표 후 7일이 지난 2026년 8월 26일 현재 정식 정정·철회나 독립 재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반론이 없다고 판단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다.

한국에는 2014년 시작된 한국뇌노화연구가 PiB 아밀로이드 PET와 3T MRI, FDG-PET, 혈액·유전·인지검사를 종단 수집해 검증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제시한 7년 전 전두피질의 상대적 두께와 위축 둔화 패턴을 한국인에게서 직접 재현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핵의학회 지침도 아밀로이드 PET를 객관적 인지저하가 있고 종합평가 뒤에도 원인이 불명확하며 결과가 진단·치료 결정을 바꿀 수 있는 경우 등에 한정한다. 이번 결과는 무증상 일반인을 MRI나 PET로 선별하라는 근거가 아니라, 아밀로이드가 영상 문턱을 넘기 전 뇌의 변화가 단순한 ‘두꺼움은 건강, 얇아짐은 질병’이라는 공식보다 복잡할 수 있다는 검증 과제다.

자료: 오슬로대학교·오슬로대학교병원·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아케르스후스대학교병원·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한국뇌노화연구·대한핵의학회·보건복지부

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화학·물리·의학·생명 — 신소재·촉매·양자·물성, 의학·제약·바이오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