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피부 밑 ‘살아 있는 근육’이 움직이자, 늙고 비만한 생쥐의 몸도 달라졌다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8.31 08:00
자가 근육세포로 만든 수축 이식편, 전신에 일부 운동 관련 변화를 일으킨 생쥐 개념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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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G. Rigillo (University of Modena), RigInScience / , CC BY 4.0)

생쥐의 등 피부 아래에서 작은 조직이 볼록해졌다가 풀리기를 반복한다. 배터리도, 전극도 없다. 살아 있는 근육세포로 만든 이식편이 스스로 수축하는 장면이다. 이 조직이 생쥐의 다리를 대신 움직인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시험한 발상은 근육을 단순한 ‘모터’가 아니라, 수축하며 에너지를 쓰고 마이오카인이라는 화학 신호를 내보내는 내분비기관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약 18개월령 노령 암컷 생쥐와 고지방식이로 비만해진 수컷 생쥐에서 달리기·악력·체성분을 비롯한 일부 운동 관련 지표가 가짜수술군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타났다. 노령과 비만을 동시에 가진 생쥐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모델에서 얻은 결과다. 아직 사람에게 운동을 대신할 치료가 나왔다는 뜻도 아니다. 피부 밑의 수축 근육이 몸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본 초기 개념증명에 가깝다.

4㎣ 생검에서 600만 개 근육세포까지

출발점은 같은 생쥐의 대퇴사두근에서 떼어낸 1×2×2㎜, 부피 약 4㎣의 작은 조직이었다. 연구진은 VCAM1⁺ CD45⁻ CD31⁻ Sca1⁻라는 세포 표지 조합을 이용해 근육줄기세포를 골라냈다. 이는 세포 표면의 표지판을 확인해 원하는 근육줄기세포 집단을 분리하는 과정이다. 세포를 증식한 뒤 근육으로 분화하기 시작한 상태로 만들었다.

근육세포 600만 개는 60% Matrigel을 포함한 DMEM 총 400µL에 섞였다. Matrigel은 세포가 자리를 잡도록 돕는 연구용 기질이다. 연구진은 생쥐의 등 피하에 약 45도 방향으로 2.5∼3㎝ 길이의 얇고 넓은 공간을 만들고 혼합액을 주입했다. 비교 대상인 가짜수술군에는 같은 농도와 부피의 Matrigel만 넣었다.

이식편 안에는 조직화된 근섬유와 숙주에서 들어온 혈관이 형성됐다. 영상에서는 외부 전기자극 없이 피부 밑 조직이 반복적으로 수축했다. 그러나 영상은 움직임을 보여줄 뿐 수축력과 빈도, 피로도, 통증, 신경 연결까지 재지는 않았다. 루시퍼레이스 발광으로 추적한 이식세포 신호는 이식 1일·47일·81일에 확인됐지만, 신호 부피는 서서히 감소했다. 최소 81일 생존했다는 의미이지 영구적으로 남아 평생 수축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노령 생쥐는 46m, 비만 생쥐는 159m 더 달렸다

약 1.5년령 노령 암컷 생쥐 실험은 대체로 군당 8마리였다. 8주 제지방 비율은 가짜수술군 31.12%에서 근육 이식군 32.50%로 1.38%포인트 높았고, 체지방 비율은 14.44%에서 12.69%로 1.75%포인트 낮았다. 최종평가의 평균 달리기 거리는 가짜수술군 109.6m, 근육 이식군 155.9m로 46.3m, 상대적으로 42.2% 차이가 났다. 50m 수영장 한 길이에 가까운 차이지만 군당 8마리에서 얻은 평균이다.

같은 노령 암컷 모델의 최종 체중 보정 악력은 가짜수술군 6.57gf/g에서 이식군 7.60gf/g으로 15.7% 높았다. 15주 골밀도 상대값의 집단 간 차이는 약 1.9%였다. 운동능력 수치에 비해 작은 변화로, 모든 지표가 같은 폭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다. 최종 백혈구는 가짜수술군 대비 25.8%, 간 효소 ALT는 31.6% 낮았다.

고지방식이를 먹인 비만 수컷 모델은 군당 5마리였다. 최종평가 달리기 거리는 가짜수술군 평균 50.4m에서 근육 이식군 209.2m로 158.8m 늘었다. 50m 수영장 세 길이가 넘는 차이다. 최종 체중 보정 악력도 4.20gf/g에서 5.91gf/g으로 40.9% 높았다. 이 달리기 거리는 생쥐가 스스로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잰 값이 아니다. 15도 경사의 트레드밀에서 수행한 강제 지구력 검사이며, 탈진 판정에는 누적 전기자극 횟수가 사용됐다.

비만 수컷 모델의 16주 제지방 비율은 가짜수술군 18.56%에서 이식군 25.57%로 7.01%포인트 높았고, 체지방 비율은 31.45%에서 22.67%로 8.78%포인트 낮았다. 16주 간의 지방축적을 보여주는 Oil Red O 양성 면적도 가짜수술군 22.50%에서 이식군 13.89%로 38.3% 작았다. 반면 16주 체중 상대값의 차이는 통상적인 유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혈당과 총콜레스테롤도 감소 방향만 관찰됐다. 따라서 이 결과를 체중 감량이나 당뇨 치료 효과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근육이 보낸 신호인가, 수축이 쓴 에너지인가

연구진은 이식편 자체와 멀리 떨어진 숙주의 근육에서 사이토카인·마이오카인 관련 유전자 발현이 달라진 것을 확인했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이 분비해 다른 조직과 소통하는 물질이다. 노령 암컷 모델의 최종 혈장 FGF21은 군당 대체로 8마리에서 가짜수술군 207pg/mL, 이식군 398pg/mL로 92.4% 높았다. 이식편 자체에서는 원래 대퇴사두근보다 Il6 발현이 높았지만, 이식받은 생쥐의 떨어진 대퇴사두근에서는 Il6가 낮았다. 한 방향의 전신 변화로 단순화할 수 없는 결과다.

더 중요한 문제는 원인과 동반 변화를 아직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특정 마이오카인을 중화하거나 제거해 효과가 사라지는지 시험하지 않았다. 안정적으로 살아 있지만 수축하지 않는 이식편이나, 수축을 약물로 막은 이식편과도 비교하지 않았다. 전신 변화에 이식세포의 생존, 반복 수축, 에너지 소비, 분비물 가운데 무엇이 반드시 필요했는지는 남은 질문이다.

실제 운동군도 없었다. 핵심 비교는 근육 이식군과 Matrigel 가짜수술군 사이에서 이뤄졌다. 노령 생쥐의 심장 박출률과 분획단축률은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폐환기, 혈관 전단응력, 관절과 뼈의 체중부하, 자율신경과 심리 효과처럼 몸을 직접 움직이는 운동의 요소도 재현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일부 운동 관련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변했다는 뜻이지 운동과 동등한 효과를 입증한 것이 아니다.

6명 시험이 등록됐지만 사람 투여는 아직이다

해석을 제한하는 실험 조건도 뚜렷하다. 노령군은 암컷, 비만군은 수컷만 사용해 모델 차이와 성별 차이를 나누기 어렵다. 주요 표본은 군당 8마리와 5마리였고 일부 분석은 군당 3마리였다. 사전 표본수 산정이 없었으며 배정과 측정은 눈가림되지 않았다. 각 생체실험은 코호트별로 한 번 수행됐고, 수십 개 지표를 검사한 연구 전체의 다중검정 보정도 명확하지 않다. 독립 연구진의 재현 결과 역시 논문 공개 닷새 뒤인 2026년 8월 31일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 이식에 쓴 Matrigel은 EHS 마우스 종양에서 유래한 연구용 기질로 진단·치료용이 아니다. 사람 시험계획은 이를 콜라겐으로 바꾸지만, 같은 혈관화와 수축, 전신효과가 유지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람 체격에서 필요한 세포 수와 이식편 수, 면역반응, 장기 안전성, 생검과 여러 지점 시술의 부담도 알 수 없다.

중국에서는 목표 인원 6명의 초기 탐색시험이 공식 등록됐지만 두 등록부의 설계가 서로 다르다. 한쪽 기록은 18∼80세의 4주 이상 장기 침상 환자에게 자가 분화 근세포 1억 개와 콜라겐 6mL를 복부 피하에 나눠 넣는 계획을 제시했다. 다른 기록은 18∼65세 근육 손상·퇴행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한 부위의 근육판을 손상·퇴행 부위에 이식한다고 적었다. 시험 단계 표기도 Early Phase 1, Phase I/IIa 탐색시험, N/A로 엇갈린다. 예상 개시일 역시 2026년 7월 1일과 9월 1일로 다르다. 8월 31일 현재 두 기록 모두 아직 모집 전이어서 실제 모집·투여·안전성·효능 결과는 없다.

피부 밑에서 수축하는 근육을 전신 신호원으로 쓴다는 발상은 운동이 어려운 상태를 겨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치료가 되려면 무엇이 효과를 일으켰는지 밝히고, 작은 동물집단의 결과를 독립적으로 재현하며, 사람 몸에서도 안전하게 멈추고 조절할 수 있음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자료: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중국인민해방군 종합병원·미국 국립의학도서관·중국 임상시험등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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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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