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층권 기지국, 1만5000㎞ 날아 일본서 재난통신 시연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07 10:22
스카이·소프트뱅크, 16.5㎞ 상공에서 일반 단말 연결과 드론·엣지컴퓨팅 시험
성층권 기지국, 1만5000㎞ 날아 일본서 재난통신 시연
스카이의 성층권 비행체 ST1이 지난 8월 9일 미국 뉴멕시코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 출처=Sceye)

지상 기지국이 멈춘 재난 현장에서도 하늘에 띄운 통신 기체가 휴대전화와 드론을 연결하는 구상이 일본 상공에서 실제 시험으로 이어졌다. 미국 스카이와 소프트뱅크는 성층권 비행체 ST1을 이용해 일반 단말의 이동통신과 재난통신, 엣지컴퓨팅 기능을 시연했다고 밝혔다.

ST1은 2026년 8월 9일 미국 뉴멕시코에서 출발해 13일 동안 성층권에서 1만5000㎞ 넘게 비행한 뒤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 관제 공역에서는 7일 넘게 운항했으며, 통신과 드론 시험은 약 16.5㎞ 고도에서 진행했다. 고치현 무로토곶 앞 목표구역에서는 최소 반경 5㎞ 이내에 머물며 정해진 지역에서 장시간 위치를 유지하는 능력도 확인했다.

기체에는 ‘4G LTE 상당’의 이동통신 기지국인 SceyeCELL이 실렸다. 이 장비는 지상 게이트웨이를 거쳐 소프트뱅크 코어망과 연결됐다. 별도로 개조하지 않은 기기로 문자메시지와 음성통화, 인터넷 접속,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험했다. 스카이는 기체 한 대를 최대 규모로 구축하면 지상 기지국 약 500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담당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험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 대응을 상정해 무로토시 일대로 정했다. 양사는 지진조기경보와 쓰나미경보를 전달하고, 일본 해상보안청의 해상긴급전화 118 발신과 드론 통신도 점검했다. 넓은 지역의 지상 통신망이 손상됐을 때 성층권 기체를 임시 통신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시험이다.

엣지컴퓨팅도 함께 검증했다. 엣지컴퓨팅은 데이터를 멀리 있는 인터넷 클라우드까지 보내지 않고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처리해 응답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기체 안에 모바일 코어망과 웹서버를 두고 데이터를 처리했다. 스카이와 소프트뱅크는 평균 왕복응답시간이 68밀리초로 측정돼 인터넷 클라우드에서 처리했을 때보다 40% 이상 짧았다고 발표했다.

스카이의 기체는 길이 65m급으로, 헬륨의 부력을 이용해 떠오르는 LTA형 비행체다. 낮과 밤이 바뀌어도 성층권에서 고도와 운용 구역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위성처럼 넓은 지역을 내려다보면서도 지상과 가까워 통신과 관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양사의 구상이다.

다만 기업이 사용하는 HAPS라는 명칭과 국제 전파규정의 정의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규칙은 HAPS를 지상 20~50㎞의 명목상 고정 지점에 놓인 무선국으로 정의한다. WRC-23의 HIBS 관련 결의도 대체로 18~25㎞ 운용 조건을 다룬다. 이번 시험 고도는 약 16.5㎞였다. WRC-23은 지상 이동통신과 같은 단말 체계를 활용해 산간·도서와 재난 지역을 보완할 수 있도록 694~960㎒, 1710~1885㎒, 2500~2690㎒ 등 추가 대역과 간섭보호 조건을 마련했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HAPS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고정익 Sunglider가 약 19㎞ 고도에서 LTE 연결을 시연했고, 2023년 르완다에서는 최대 16.9㎞ 고도에서 일반 5G 스마트폰으로 약 73분간 화상통화를 진행했다. ST1에 앞서 스카이의 SE2도 뉴멕시코에서 브라질 연안까지 12일 동안 1만㎞ 넘게 비행하고 목표구역에 88시간 이상 머물렀다.

스카이와 소프트뱅크는 이번 시험 자료를 토대로 2027년 이후 일본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상망과 위성망 사이에 성층권 통신망을 더해 재난 대응과 드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항공 통신, 6G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료: 스카이, 소프트뱅크, 국제전기통신연합, 르완다 정부 정보통신혁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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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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