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포스텍·UNIST·조선대, 지역 AI 창업인재 거점 맡는다
인공지능(AI)을 배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지역의 실제 문제를 찾아 기업 설립까지 도전하는 석·박사급 창업인재 양성이 네 대학에서 본격화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신규 사업인 ‘AI·디지털기반 창업인재 양성사업’의 주관대학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조선대학교를 선정했다. 과기정통부는 9월 2일 네 대학을 대상으로 ‘AX 선도 창업가형 인재양성센터’ 현판수여식과 간담회를 열었다. AX는 산업과 조직의 문제 해결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AI 전환’을 뜻한다.
지원 대상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학원이다. 사업 기간은 6년으로, 3년 지원 뒤 다시 3년을 이어가는 구조다. 2026년 예산은 총 20억원이며 센터마다 5억원을 지원한다. 사업은 3월 공고와 5~6월 평가를 거쳐 충청·동북·동남·호남권에서 각각 한 대학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육은 문제 발굴·정의, 연구와 해결책 개발, 시장·기술 기반 가치 검증, 창업 도전의 순서로 이뤄진다. 연구자가 주어진 AI 기술을 익히거나 논문을 작성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어떤 문제가 해결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한 뒤 기술과 사업 모델을 함께 다루도록 설계됐다.
센터에는 여러 전공이 참여하는 융합프로젝트의 고도화 연구와 창업교육과정 개발, 기술실증(PoC) 등이 지원된다. PoC는 연구실에서 만든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도 작동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작은 규모로 먼저 확인하는 절차다. 연구 성과와 시장 수요 사이의 간격을 창업 전에 점검하는 단계인 셈이다.
대학별로 지역 산업과 연구 역량을 반영한 분야를 맡는다. KAIST는 반도체·전력·센서·전자소재·의료, 포스텍은 반도체·국방·로봇·바이오를 특화영역으로 제시했다. UNIST는 배터리공정·산업보안·스마트팩토리·의료데이터 AI, 조선대는 항공우주·신재생에너지·전력에너지·의료AI에 집중한다.
KAIST는 포스텍·분당서울대병원·전북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교육과 공동연구, 실증, 지식재산, 기술이전, 창업보육, 투자를 연결해 연구 결과가 창업 단계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포스텍은 포스텍홀딩스 투자전문가가 참여하는 전주기 액셀러레이팅 체계를 구축한다. 액셀러레이팅은 창업 준비부터 사업 성장과 투자유치까지 단계별로 돕는 지원 방식이다.
UNIST는 2026년 7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정부지원금 55억원과 기관부담금 5억5000만원을 합쳐 총 60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석·박사급 창업인재 180명을 양성하고 초기 투자유치와 해외 전시 참가도 지원할 계획이다.
UNIST는 기술을 먼저 개발한 뒤 시장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 현장의 문제를 먼저 정하고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Market-to-Tech’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기술의 출발점을 연구자의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기업과 현장이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에 두겠다는 의미다.
조선대는 2026년 가을학기부터 창업 마이크로디그리를 개설한다. 마이크로디그리는 특정 역량에 필요한 과목을 묶어 이수하도록 만든 소규모 교육과정이다. 창업 준비 활동을 연구학기와 인턴십으로 인정하며, 한국에너지공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실이 각각 전력과 의료AI 분야에 협력한다.
이번 사업은 국정과제 21번인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쓰는 나라 구현’과 연계됐다. 수도권 밖 네 권역에 거점을 둬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같은 지역에서 연구와 창업에 도전하고 고용으로 연결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원 교육의 무게중심을 기술 습득과 논문에서 문제 해결, 현장 검증, 창업 실행까지 넓히는 시도다.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조선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