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설계·평가·제조 잇는 ‘에이전틱 AI’ 개발
한 인공지능이 엔지니어링 업무 전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대신, 여러 인공지능이 설계와 평가, 제조 판단이라는 전문 역할을 나눠 맡고 서로 협력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복수의 AI가 각 단계의 결과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연속된 의사결정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중앙대학교는 기계공학부 이수영 교수 연구팀이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앙대에 따르면 이 기술은 여러 AI가 각자의 전문 역할을 수행하면서 상호 협업해 엔지니어링 설계부터 성능 평가, 제조 의사결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다룬다.
산업 현장의 엔지니어링은 설계안을 만드는 한 번의 작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먼저 대상의 구조와 방식을 정하는 설계가 필요하고, 그 결과가 요구되는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살펴보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후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제조와 관련된 방향과 조건을 판단해야 한다. 설계, 성능 평가, 제조는 서로 떨어진 절차가 아니라 앞 단계의 결과가 뒤 단계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연결된 과정이다.
이 때문에 엔지니어링은 여러 분야의 판단을 한 흐름 안에서 조정해야 하는 복합적인 의사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설계 결과가 성능 평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평가 내용이 제조 판단과 이어지지 않으면, 각 단계가 개별적으로 수행되더라도 전 과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번 기술은 역할을 분담한 AI들이 협업하도록 구성해 단계 사이의 연결 자체를 다루려는 접근이다.
연구팀이 활용한 LLM은 언어를 바탕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거대 언어 모델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의미는 하나의 LLM에 모든 전문 업무를 맡겼다는 데 있지 않다. 여러 AI가 동일한 목표 아래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각자 수행한 결과를 다음 판단에 연결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 AI의 단일 응답보다 복수의 AI가 순차적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협업 구조가 강조된 것이다.
설계를 담당하는 AI의 결과는 성능을 평가하는 AI가 검토할 대상이 되고, 평가 결과는 다시 제조와 관련된 의사결정의 근거로 이어진다. 이 구조에서는 각 AI의 역할이 구분돼 있으면서도 완전히 독립돼 있지 않다. 전문성을 나누되 결과를 공유하고 다음 단계의 판단에 반영함으로써 복잡한 공학 업무를 하나의 과정으로 묶는다.
여기서 제조까지 수행한다는 표현은 AI가 직접 제품을 생산한다는 뜻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앙대가 밝힌 기술의 범위는 설계와 성능 평가에 이어 제조에 필요한 의사결정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즉 설계안을 제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설계의 성능을 살핀 뒤 제조 단계에서 요구되는 판단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포괄한다.
이 같은 방식은 AI의 역할을 단순한 답변이나 개별 단계의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전문 과정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는 주체로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엔지니어링 과정에서는 한 단계의 선택이 뒤 단계의 가능성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역할별 AI의 협업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다루기 위한 중요한 구조가 된다.
중앙대는 이번 성과를 여러 AI가 전문 역할을 수행하고 상호 협업하면서 엔지니어링 설계, 성능 평가, 제조 의사결정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설계와 평가, 제조 판단을 각각 분리된 업무로 보는 대신 하나의 연속된 의사결정 체계로 다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특정 단계만 자동화하는 AI가 아니라,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공학 업무의 전체 흐름을 연결하는 에이전틱 AI의 구조다. 여러 전문 판단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산업 엔지니어링의 특성을 AI 협업 방식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향후 AI가 복합적인 공학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향을 제시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자료: 중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