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고온 연료전지 출력밀도 1.03W/㎠ 달성
고온 연료전지의 출력을 높일수록 심해지던 산소 공급 부족과 인산 축적·유출 문제를 함께 다룬 통합 설계 기술이 나왔다. 전극에서 가스 유로까지 물질이 지나는 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다시 설계해 160℃에서 최대 출력밀도 1.03W/㎠를 기록했다.
한국연구재단은 9월 10일 국민대학교 장세근 교수 연구팀이 가스확산층과 촉매층, 가스 유로를 통합적으로 재설계해 고온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HT-PEMFC)의 산소 전달과 인산 분포를 동시에 개선했다고 밝혔다.
두꺼운 가스확산층을 10㎛ 나노튜브 시트로
고온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는 120~200℃의 고온에서 별도의 가습장치 없이 운전할 수 있고 연료에 섞인 불순물에도 비교적 강하다. 시스템을 단순화하면서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어 대형 상용차와 선박, 발전시스템 같은 고출력 분야에 적합하다. 다만 출력을 높이면 더 많은 산소가 촉매층까지 빠르게 도달해야 하는데, 기존 구조에서는 산소가 두꺼운 가스확산층(산소나 수소 같은 반응가스를 촉매층에 전달하고 전극을 지지하는 다공성 부품)과 복잡한 경로를 통과하면서 저항을 받았다. 전극에 쓰이는 인산도 걸림돌이었다. 인산이 전극 내부 특정 부분에 쌓이면 산소가 지나야 할 기공을 막고, 반대로 전극 밖으로 유출되면 성능과 안정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두꺼운 가스확산층을 두께 약 10마이크로미터(㎛)의 친수화 다공성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여러 겹의 탄소 원통이 겹쳐진 구조) 시트로 대체하고 촉매층과 일체화했다. 산소가 통과해야 하는 거리를 줄인 것이다. 얇아졌어도 탄소나노튜브가 형성한 다공성 네트워크가 전극을 지지해 기계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 시트는 전극 내부에 국부적으로 쌓인 인산의 일부를 자기 네트워크로 끌어들여 넓게 분산시키는 역할도 했다.
구불구불한 유로 대신 3차원 니켈 폼
연구팀은 산소를 공급하는 가스 유로(연료전지 내부에서 반응가스가 전극 전체로 고르게 이동하도록 안내하는 기체 통로)도 새로 설계했다. 기존 연료전지에는 통로 하나가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사형(蛇形) 분리판 유로가 주로 쓰였는데, 이 구조에서는 위치에 따라 산소 공급량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그래핀으로 코팅한 3차원 다공성 니켈 폼 채널로 대체했다. 니켈 폼 내부의 기공이 3차원으로 연결돼 산소가 여러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고, 물이 잘 붙지 않는 소수성 그래핀 표면은 인산이 유로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했다.
연구팀은 우수한 전해질막과 고성능 촉매를 써도 물질전달 구조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소재의 성능이 실제 셀 출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 전극부터 가스 이동 통로까지를 하나로 묶어 설계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그린수소 기술자립 사업, STEAM 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결과는 화학공학·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7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자료: 한국연구재단, 국민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