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계열 엘레바, 담관암 신약 FDA 승인…후기 자산 선별·규제 실행 역량 확인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0.04 07:10 · 수정 2026.10.06 18:38
리라푸그라티닙, 치료 경험 있는 FGFR2 변이 성인 환자 대상…반응률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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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The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Public domain)

여러 차례 신약 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HLB 계열이 미국에서 항암제 승인을 확보했다. 다만 이번 성과는 하나의 후보물질을 처음부터 자체 발굴해 개발한 결과라기보다, 허가신청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된 후기 자산을 도입해 규제 절차와 후속 개발을 수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6년 9월 23일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신청한 리라푸그라티닙을 승인했다. 제품명은 ‘Lyrfigtu’다. 투여 대상은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있고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확인된 성인 담관암 환자다. FGFR2 융합·재배열은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FGFR2 유전자에 구조적 변화가 생긴 상태를 뜻한다. 환자의 종양이 이러한 특징을 지녔는지 검사한 뒤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다.

허가 근거가 된 단일군 REFOCUS 임상시험에는 환자 116명이 참여했다. 단일군 시험은 별도의 비교 환자군을 두지 않고 참가자들이 같은 치료를 받도록 설계한 연구다. 객관적반응률은 46%였다. 객관적반응률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종양이 사라지거나 줄어든 환자의 비율이다. 전체 환자의 2.6%에서는 종양이 사라지는 완전반응이, 43%에서는 종양이 줄어드는 부분반응이 확인됐다.

치료 반응이 유지된 기간의 중앙값은 11.8개월이었다. 중앙값은 환자들의 결과를 순서대로 놓았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값이다. 반응을 보인 환자의 62%는 그 효과가 6개월 이상 이어졌고, 21%는 12개월 이상 지속됐다. 승인 여부를 판단할 때 치료 반응이 나타난 비율뿐 아니라 그 반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됐는지도 함께 살핀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결과다.

안전성 수치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환자의 32%에서 나타났다. 부작용 등으로 약을 영구적으로 중단한 비율은 5%였다. 투약을 일시 중단한 환자는 88%, 용량을 줄인 환자는 81%였다. 종양 반응 수치와 별개로 실제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투여 일정이나 용량을 조정하는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FDA는 리라푸그라티닙에 우선심사, 혁신치료제, 희귀의약품 지정을 적용했다. 심사 과정에는 자료가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제출되는 자료를 순차적으로 검토하는 실시간항암제심사, 즉 RTOR도 활용했다. 이는 해당 치료제의 허가 검토가 일반적인 절차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경로다.

리라푸그라티닙의 출발점은 HLB의 자체 신약 발굴이 아니었다. Relay Therapeutics와 D. E. Shaw Research가 물질을 발굴하고 임상개발을 진행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공개된 원개발 논문은 이 물질이 시험관에서 FGFR1보다 약 250배, FGFR4보다 약 5000배 높은 선택성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선택성이 높다는 것은 여러 유사 표적 가운데 목표로 삼은 단백질에 더 집중해 작용했다는 의미다.

HLB 계열 엘레바는 2024년 12월 이미 ‘NDA-ready’, 즉 신약허가신청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에 있던 이 자산의 세계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계약 조건은 선급금과 규제·판매 성과에 따른 지급액을 합해 최대 5억달러이며, 매출에 연동한 로열티도 포함됐다. 이후 엘레바가 허가신청과 후속 개발을 담당했다.

따라서 이번 승인은 HLB 계열이 후기 임상 자산을 선별하고 외부에서 도입한 뒤 미국 규제 절차를 실행한 역량을 보여준다. 반면 신약 후보물질의 최초 발굴부터 임상과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는 근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품목 승인만으로 HLB 전체의 연구개발 역량이나 다른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까지 입증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번 성과의 의미는 확인된 승인 결과와 실제 개발 경로를 함께 놓고 평가해야 한다.

자료: 미국 식품의약국(FDA), Relay Therapeutics, Elevar Therapeutics, D. E. Shaw Research,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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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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