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 5만시간 뇌 신호로 BCI 파운데이션 모델 사전학습

사람이 밥을 먹거나 TV를 보는 동안 쌓인 뇌 신호가 컴퓨터 조작용 인공지능을 훈련하는 데이터로 쓰이기 시작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업 뉴럴링크는 레이블이 지정되지 않은 원시 신경 기록 5만시간을 활용해 디코딩 AI 모델을 사전학습했다고 밝혔다.
BCI는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읽어 커서 이동이나 문자 입력 같은 명령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여기서 디코딩은 복잡한 신경 신호를 사용자가 원하는 동작으로 해석하는 과정이다. 뉴럴링크는 그동안 공개된 BCI 디코딩 모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5만시간의 신경 기록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지도학습 방식은 참가자가 커서를 움직이거나 글자를 입력하는 등 정해진 과제를 여러 차례 수행해야 했다. 뇌 신호와 의도한 동작을 짝지은 레이블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데이터는 임상 참가자가 수많은 세션에 참여해야 해 수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번 방식은 정답표가 없는 원시 데이터부터 학습한다. 이식 기기는 사용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뇌 신호를 수동으로 계속 축적할 수 있다. 특정 과제를 반복하지 않아도 데이터셋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먼저 익힌 뒤 개별 목적에 맞게 조정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방식을 BCI에 적용한 것이다.
뉴럴링크는 실시간으로 뇌 활동을 해석하면서 반응 지연을 낮추기 위해 맘바(MAMBA) 아키텍처 기반 신경 인코더를 채택했다. 인코더는 입력된 뇌 신호를 AI가 처리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는 부분이다. 각 채널에서 감지되는 신경세포의 순간적인 전기 신호인 스파이크를 하나의 토큰처럼 처리했다.
학습에는 ‘공간 마스크 오토 포아송 회귀’ 기법을 적용했다. 전체 채널 가운데 절반의 데이터만 모델에 보여주고, 가려진 나머지 절반의 신호 활동을 예측하게 하는 방식이다. 절반만 보고 나머지를 맞히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시 뇌 신호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통계 구조와 표현을 익히도록 했다.
사전학습을 마친 모델은 각 사용자의 의도한 동작과 연결하는 수분간의 미세조정을 거쳐 실제 디코딩에 투입된다. 미세조정은 대규모 데이터를 익힌 공통 모델을 한 사람에게 맞게 짧게 다듬는 단계다. 뉴럴링크는 이를 통해 장치를 이식한 사용자가 매번 수행해야 했던 보정 과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며 전극에서 읽히는 신호의 특성이 달라지는 ‘신호 드리프트’에도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신호가 조금씩 변해도 사전학습으로 익힌 공통 구조를 활용해 디코딩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뉴럴링크에 따르면 파운데이션 디코더를 적용한 참가자 6명은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빠른 디코딩 속도는 초당 11.32비트(BPS)로, 회사는 이를 BCI 분야 신기록이라고 밝혔다. 임상 참가자 P9는 이전 모델보다 커서 이동이 부드럽고 방향이 정확했으며, 힘을 줘 억지로 조작하지 않아도 원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다음 단계는 여러 이식 사용자의 데이터를 하나로 묶는 ‘다중 사용자 통합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뉴럴링크는 단일 사용자 모델 사이에서 학습 결과를 옮기는 전이학습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데이터 규모가 커지면 다른 사용자에게도 적용되는 일반화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BCI 경쟁의 무게중심이 이식 하드웨어뿐 아니라 원시 신경 신호를 해석하는 AI 소프트웨어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공개된 내용은 뉴럴링크의 연구 업데이트와 자체 평가에 따른 결과다.
자료: 뉴럴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