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로봇 관절·손끝 움직임 정밀 감지하는 초소형 3축 자기 센서 개발

로봇의 손끝이나 관절처럼 아주 작은 공간에서 움직임과 위치를 동시에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초소형 자기 센서가 국내 연구진 손에서 세계 최초로 나왔다. 좌우·앞뒤 방향의 자기장만 잴 수 있던 기존 평면형 센서와 달리, 센서 표면에 수직으로 들어오는 자기장까지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AI로봇연구소 바이오기계연구실 오선종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초상자성 나노입자를 '평면 홀 자기저항(PHMR)' 소자 위에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인쇄해, 가로(x)·세로(y)·수직(z) 세 방향의 자기장을 동시에 재는 초소형 3축 자기 센서를 만들었다. PHMR 소자는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전기저항이 달라지는 반도체 소재 기반 센서로, 구조가 평평해 소형화에는 유리하지만 센서 면에 수직으로 들어오는 자기장은 잘 감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수직 자기장의 방향을 센서가 잴 수 있는 평면 방향으로 바꿔주는 '플럭스 가이드'를 센서 위에 얹었다. 기존에는 이 플럭스 가이드에 니켈이나 퍼멀로이 같은 강자성 소재를 썼는데, 자기장이 사라져도 자성이 남는 '자기 이력' 현상 때문에 측정값을 되돌리는 별도의 리셋 회로가 필요했고, 전기도금이나 정밀 가공 같은 복잡한 공정도 거쳐야 했다. 연구팀은 외부 자기장이 없어지면 자성도 함께 사라지는 초상자성 나노입자를 플럭스 가이드 소재로 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입자를 잉크 형태로 만들어 센서 위에 직접 찍어내는 방식으로 제작 공정도 단순화했고, 나노입자가 굳기 전에 외부 자기장을 걸어 입자를 수직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기술을 적용해 수직(z축) 자기장 감도를 기존보다 약 3배 높이고, 수직 자기장을 평면 방향으로 바꾸는 변환 효율도 최대 40%까지 끌어올렸다.
이렇게 만든 센서는 가로·세로 50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크기에 불과하고, 감지 소자 4개를 동시에 작동해도 소비전력이 16밀리와트(mW) 수준으로 매우 낮다. 연구팀은 같은 센서 위에 영구자석이 든 탄성체를 결합해, 물체를 누르거나 미는 힘까지 잴 수 있는 다축 촉각 센서로도 구현했다. 하나의 센서 플랫폼으로 움직임과 접촉힘을 함께 감지할 수 있는 만큼 로봇 손과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 기기, 의료기기 등 정밀한 움직임·힘 측정이 필요한 분야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선종 책임연구원은 "초상자성 나노입자를 활용해 기존 3축 자기 센서의 자기 이력 문제를 해결하고, 간단한 프린팅 공정으로 초소형 저전력 센서를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 등 작고 정밀한 센서가 필요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창엽 박사후연구원은 "하나의 센서 플랫폼으로 세 방향의 자기장을 측정할 뿐 아니라 누르거나 미는 힘까지 감지할 수 있도록 확장한 것이 이번 기술의 특징"이라며 "로봇 손과 소프트 로봇,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의료기기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AI로봇연구소 바이오기계연구실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철기 교수 연구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학술지에 실린 연구 내용에 따르면, 나노입자를 무작위로 흩어놓으면 자기 이력이 거의 없는 상태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고, 반대로 나노입자를 수직 사슬 형태로 정렬시키면 자기장 변환 효율이 크게 높아지는 식으로 용도에 맞춰 정밀도와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6년 6월호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과 파급력을 인정받아 해당 호의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자료: 한국기계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