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 다한증 원인 단서 찾았다…SCN10A 변이가 신경 흥분성 높여

가족을 따라 나타나는 다한증의 원인이 땀샘 자체가 아니라 땀 분비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의 과도한 흥분에 있을 수 있다는 유전적 단서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과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가족성 원발성 다한증과 ‘SCN10A’ 유전자 변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026년 7월 1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논문의 DOI는 10.1126/sciadv.aed3221이다.
다한증은 몸이 체온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수준보다 땀이 많이 나는 상태다. 국제 합의에서 원발성 국소 다한증은 뚜렷한 다른 원인 없이 국소적이고 눈에 보이는 과다 발한이 6개월 이상 이어지며, 양측 대칭이나 일상생활 장애, 주 1회 이상 발생, 25세 이전 발병, 가족력, 수면 중 중단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존스홉킨스대학교는 유병률을 인구의 약 2~5%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성 발한장애가 나타난 32개 가계의 선행 환자를 대상으로 전장엑솜분석을 했다. 전장엑솜분석은 유전체 가운데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담은 영역을 폭넓게 읽어 질환 관련 변이를 찾는 방법이다. 그 결과 SCN10A의 희귀 기능성 변이가 6가계, 즉 18.8%에서 발견됐다. 통합 대조군 1,304명에서는 82명인 6.8%가 해당 변이를 보유했다. 조사한 후보 유전자 13개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변이가 집중된 유전자는 SCN10A뿐이었다.
SCN10A는 전압개폐성 나트륨통로인 NaV1.8을 암호화한다. 이 통로는 세포막을 통과하는 나트륨 이온의 흐름을 조절해 신경세포의 전기적 흥분에 관여한다. 연구진은 사람과 생쥐의 흉부 교감신경절에서 NaV1.8이 발현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교감신경절은 땀샘에 땀을 내라는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경로의 중간 거점에 해당한다.
세포실험에서는 p.R14L 변이가 NaV1.8의 최대 전류밀도를 52±7pA/pF에서 106±12pA/pF로 약 두 배 높였다. 이 변이를 넣은 생쥐는 발바닥 발한이 증가했으며, NaV 채널을 억제하자 과도한 발한이 되돌아갔다. 유전자 변이가 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높이고, 그 결과 땀 분비 신호가 강해질 수 있다는 연결고리를 세포와 동물 수준에서 보여준 것이다.
다만 이번 결과는 원발성 특발성 다한증 전체가 아니라 일부 유전적 아형에 관한 것이다. 같은 변이를 보유하고도 다한증을 보고하지 않은 가족 구성원이 있어, 변이가 있다고 반드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 ‘불완전 침투’ 가능성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표본이 작고 단백질 암호화 영역 밖의 변이나 큰 구조적 변이를 검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람에게 치료제를 투여해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임상시험이 아니다. 세포·조직·생쥐 실험을 통해 일부 가족성 다한증의 발생 경로를 제시한 기초 연구다. 그럼에도 다한증을 단순히 땀샘의 문제로 보는 데서 나아가, 땀샘에 명령을 내리는 절후 교감신경의 흥분성을 함께 살펴볼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료: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Johns Hopkins Medicine, 미국과학진흥협회,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ubM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