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유 전기차의 숨은 변수 ‘배터리 열화’…리튬 절감 전망 5.3~8.1Mt에서 2.6~4.7Mt로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10.27 06:47
중국 승용 전기차 시나리오 분석…차량 대수뿐 아니라 화학계·교체 기준·재사용과 재활용 시점까지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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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화면 (사진 출처=Raysonho @ Open Grid Scheduler / Grid Engine)

자동차 열 대를 한 대가 대신한다고 배터리도 열 개가 절약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신발 한 켤레를 돌려 신으면 신발장 공간은 줄지만 밑창은 훨씬 빨리 닳는다. 공유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차량 수를 줄일 수 있어도 한 대에 주행이 집중되면 배터리를 더 자주 교체해야 한다.

이 차이를 계산에 넣자 자원 절감 전망이 크게 달라졌다. 중국 승용 전기차 체계를 분석한 연구에서 NMC811, 즉 니켈·망간·코발트 비율이 대략 8대 1대 1인 고니켈 양극재 중심 시나리오의 2060년까지 누적 리튬 절감량은 고정된 배터리 수명을 가정했을 때 5.3~8.1Mt였지만, 실제 운행 강도에 따른 열화를 반영하자 2.6~4.7Mt로 줄었다. Mt는 100만t이므로 각각 530만~810만t과 260만~470만t이다. 모두 배터리나 광석의 무게가 아니라 리튬 원소 함량 기준 질량이다.

같은 해에 교체한다는 장부가 놓친 것

Qindong Yang 등이 2026년 10월 16일 발표한 연구의 핵심은 공유차 대수를 세는 데서 멈추지 않고 배터리가 언제 닳고 교체되는지를 시간표에 넣었다는 데 있다. 기존의 고정 수명 모델은 택시처럼 온종일 달리는 차와 출퇴근에 쓰는 개인차의 배터리를 같은 기간 뒤 교체한다고 장부에 적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동적 수명 모델은 주행 강도에 따라 열화 속도와 교체 시점을 움직인다.

연구진은 비공유 이동에 고정 수명을 적용한 NM-SBL, 공유 이동에 고정 수명을 적용한 SM-SBL, 공유 이동에 열화를 반영한 동적 수명을 적용한 SM-DBL을 비교했다. SM-DBL에서는 차량용 배터리의 퇴역 기준을 SOH 70%와 80%로 나눠 계산했다. SOH는 초기 용량 대비 잔존용량이다. SOH 80%라면 새 배터리가 저장하던 에너지의 약 80%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지, 배터리가 갑자기 멈추거나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열화를 넣은 결과 NMC811 시나리오의 누적 절감 범위는 하한에서 5.3Mt에서 2.6Mt로, 상한에서 8.1Mt에서 4.7Mt로 축소됐다. 범위 끝값끼리 단순 비교하면 약 42~51% 감소한 규모다. 다만 두 범위는 실측 오차가 아니라 여러 모델 조건에서 산출된 결과이며, 각 끝값이 서로 같은 매개변수 조합에 정확히 대응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요한 점은 공유 전기차의 절감 효과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열화를 반영한 뒤에도 비공유 시나리오보다 리튬 누적 수요가 2.6~4.7Mt 적었다. 다만 차량 한 대가 여러 대를 대신한다는 계산만으로는 효과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언제’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중국 성별 차량 보급 전망, 배터리 화학계별 열화모형과 동적 물질흐름분석을 결합했다. 동적 물질흐름분석은 배터리의 생산·교체·퇴역·재사용·재활용을 거치며 물질이 이동하는 시점을 추적하는 분석이다. 통계 구성 n=9는 실차 아홉 대나 실험 아홉 번을 뜻하지 않고, 배터리 개발 시나리오별 독립 매개변수 구성 수를 가리킨다.

배터리가 빨리 퇴역하면 두 방향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먼저 교체용 신규 배터리가 더 필요해 1차 원료 수요가 늘어난다. 동시에 폐배터리가 일찍 나오므로 재활용할 수 있는 리튬 등 재생원료의 공급도 앞당겨진다. 배터리 수명을 단순히 짧다거나 길다고 평가하는 것만으로 자원순환의 결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퇴역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인 ESS에서 2차 사용하는 경우에는 또 다른 시간적 상충관계가 생긴다. 빈 병을 곧바로 녹여 새 병으로 만들지 않고 물통으로 몇 년 더 쓰는 것과 같다. 배터리라는 제품의 사용기간은 늘어나지만, 그 안의 금속이 재활용돼 차량 제조로 돌아오는 시점은 늦어진다. 연구진은 이 지연이 단기적으로 1차 원료 수요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2차 사용이 환경에 나쁘다는 결론은 아니다. ESS용 신규 배터리를 대신할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배터리 화학계에 따라 달라진 결론

열화의 영향은 모든 배터리에서 같지 않았다. 연구에 사용한 조건에서는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높은 LFP와 NCA가 열화를 반영한 뒤에도 공유화에 따른 물질 절감 효과를 유지하거나 확대했다. 이는 NMC811이 언제나 LFP나 NCA보다 빨리 열화한다는 보편적 순위를 뜻하지 않는다. 셀 설계와 전압, 전해액, 충전 제어, 열관리와 운전 방식이 달라지면 내구성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수명을 좌우하는 변수도 많다. 온도, 충전속도, 방전깊이, 평균 충전상태, 열관리와 운전행태가 열화에 영향을 준다. 팩에서는 셀 사이의 용량과 내부저항 차이, 가장 약한 셀 때문에 사용 가능한 에너지와 수명이 제한될 수 있다. SOH 70%와 80% 역시 이번 분석의 차량용 퇴역 경계일 뿐이다. 실제 교체 시점은 출력, 급속충전 성능, 안전성, 보증, 차량 용도와 경제성에 따라 달라진다.

절감량의 크기를 이해할 비교 기준은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추산한 2025년 세계 리튬 광산 생산량은 약 29만t이다. 열화를 반영한 중국의 누적 절감량 2.6~4.7Mt는 이 수치의 약 9~16배다. 다만 이는 2060년까지의 중국 누적값과 한 해 세계 생산량을 비교한 규모 비유다. 9~16년분 공급량이나 매장량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도 배터리의 ‘양’과 ‘복귀 시점’을 함께 봐야

한국에는 중국의 2.6~4.7Mt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기후와 주행거리, 충전습관, 공유 서비스 방식과 배터리 교체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카셰어링 차량의 실제 주행거리와 급속충전 비율, NMC811 팩 열화를 함께 분석한 대표성 있는 정부 자료나 한국의 2060년 누적 리튬 절감량을 산출한 연구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 배터리 산업과 자원순환 정책이 살펴볼 문제는 분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811과 NCMA를 NCM 계열로 제시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고성능 전기차에 하이니켈 NCM을, ESS에는 NCA와 LFP를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용도와 운용 조건에 따라 화학계를 달리하는 전략은 공유차의 자원 효과 역시 배터리 종류별로 계산해야 한다는 이번 연구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환경부는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발생량이 2024년 2,058개에서 2029년 약 2만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와 전주기 정보관리, 폐배터리에서 나온 리튬·니켈·코발트의 폐자원 유래 여부와 공급 과정을 추적하는 재생원료 인증체계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재생원료가 얼마나 생기는지만이 아니라 언제 차량 제조로 복귀하는지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이 나온다.

이번 결과는 실제 공유차를 2060년까지 관찰한 측정값이 아니라 장기 시나리오 분석에서 산출된 전망치다. 전동화 속도, 공유차의 개인차 대체율, 주행 강도, 화학계 점유율, 소재 집약도, 회수·재활용률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진다. 공유 서비스가 대중교통이나 도보를 대신하거나 차량 재배치와 빈 차 이동을 늘릴 경우 감축 효과가 작아질 가능성도 있다. 데이터와 코드는 공개됐지만 결과가 독립적으로 재현됐거나 학계의 합의가 끝난 값으로 볼 단계도 아니다.

결국 공유 전기차의 자원 절감 효과는 도로 위 차량 수만 줄인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어떤 화학계의 배터리를 쓰고, 얼마나 빠르게 충전하며, 어느 SOH에서 차량용으로 퇴역시키고, 2차 사용과 재활용을 언제 연결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공유차 한 대가 대신한 자동차의 수뿐 아니라 그 안의 배터리가 보낸 시간까지 계산해야 정확한 자원 장부가 만들어진다.

자료: 칭화대학교·톈진대학교·난카이대학교·일본 국립환경연구소·남덴마크대학교·미국 지질조사국·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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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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