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984㎎ 날갯짓 로봇, 전선 없이 240초 날았다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10.31 06:48
배터리·고전압 구동회로·고도제어를 1g 아래에 넣은 시스템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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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중국 국방과학기술대)

작은 날갯짓 로봇이 전깃줄을 끌지 않고 날려면 자기 몸을 띄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배터리를 등에 지고, 낮은 배터리 전압을 날개를 움직일 고전압으로 바꾸며, 기울어진 몸도 바로 세워야 한다. 중국 국방과학기술대 지능과학기술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FVW-Fly는 이 장치들을 모두 포함하고도 질량이 984㎎이다. 일반적인 1g 안팎 종이클립 하나보다 가벼운 수준의 로봇이 자체 배터리로 전선 없이 최대 단일비행 240초를 기록했다.

날개폭은 6.8㎝다. 전체 질량에는 날갯짓 기체뿐 아니라 수동 안정화 장치, 배터리, 고전압 구동·제어회로, 거리센서, 통신장치와 배선까지 들어간다. 연구 결과는 2026년 10월 2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배터리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비행을 한 최초의 1g 미만 날갯짓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최초’는 연구진의 설명이며, 독립 연구진의 재현시험은 논문 공개 후 약 9일이 지난 10월 31일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날개보다 무거운 ‘전기’를 어떻게 띄웠나

초소형 비행체가 전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무게표에서 드러난다. FVW-Fly의 비행기계 부분은 453㎎이지만, 3.7V·10mAh 리튬이온전지는 350㎎이고 고전압 구동·제어회로는 173㎎이다. 배터리와 회로만 합쳐 523㎎, 전체 질량의 약 53.2%다. 작은 로봇에서는 날개보다 전원을 싣는 일이 더 무거운 셈이다. 배선과 납땜도 8㎎을 차지했다.

압전 구동기는 전압을 받으면 미세하게 변형되는 재료를 이용해 날개를 떨게 하는 장치다. 배터리는 3.7V이지만 이 구동기가 이륙에 필요한 신호는 최소 210V·88㎐였다. 88㎐는 1초에 88번 진동하는 주파수다. 연구진은 승압부와 H브리지 인버터를 이용해 배터리의 낮은 직류 전압을 고전압 교류 신호로 바꿨다. 회로에 명시된 승압비는 86배다.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블루투스, 승압부, 인버터, 아래쪽을 보는 비행시간형 거리센서(ToF·빛이 왕복하는 시간을 재 거리를 구하는 센서)는 9×10㎜ 크기의 2층 연성회로에 통합됐다. 최소 이륙점인 210V·88㎐에서 전체 회로 입력 소비전력은 약 400㎽였고, 네 압전 구동기의 유효전력은 160∼170㎽였다. 이때 승압 인버터 효율은 약 45%였다. 이는 로봇 전체의 공기역학적 효율을 뜻하지 않는다.

네 날개와 7㎝ 댐퍼가 만든 안정성

연구진은 네 개의 Y자형 바이모프 압전 구동 날개 모듈을 십자형으로 배치했다. 바이모프는 두 층의 압전 재료가 휘어지는 구조다. 각 모듈은 튜닝포크처럼 진동하도록 설계해 구동기끼리 간섭하거나 동체가 불필요하게 휘는 현상을 줄였다. 연구진의 기준인 선형 이중구동 구조와 비교한 시험에서는 공기역학적 효율이 27.5% 높았고 최대양력은 2.55배였다. 다른 연구팀의 모든 비행체와 비교한 수치는 아니다.

280V·88㎐ 벤치시험에서 기본 기체는 질량 환산 1,850㎎ 상당의 최대양력을 냈다. 논문이 제시한 양력/자중비 4.75는 이를 수동 안정화 장치가 빠진 389㎎ 기본 기체 질량으로 나눈 값이다. 배터리와 회로를 모두 단 984㎎ 완성 시스템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88로 낮아진다. 두 값의 차이는 무선 비행을 위해 전원과 전자장치를 짊어진 대가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남는 양력을 곧바로 임무 장비의 탑재량으로 볼 수는 없다. 상승과 제어에 필요한 여유, 추가 전력과 구조강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세를 바로잡는 방법도 무게를 줄이는 쪽으로 설계됐다. 기체 위에는 70㎜ 길이의 암과 원통형 공력 댐퍼가 달렸다. 기체가 기울면 공기저항이 롤과 피치, 즉 좌우와 앞뒤 기울기를 되돌리는 복원토크를 만든다. 전자식 자세제어 장치를 더 싣는 대신 기체 폭 68㎜와 거의 같은 길이의 구조물이 수동으로 안정화를 맡은 것이다. 시뮬레이션의 최적 암 길이는 55㎜였지만 연구진은 실제 기체의 비대칭을 고려해 시제품에 70㎜를 적용했다. 배터리와 회로는 구동부 가까이 약 5㎜ 간격으로 배치해 무게중심에서 멀어질 때 생기는 불안정 모멘트도 줄였다.

240초 비행과 고도제어는 서로 다른 시험

장시간 비행은 210V·88㎐에서 이뤄졌다. 이 조건의 양력은 질량 환산 약 1,250㎎ 상당이었다. 기체는 실내 천장 가까이 오른 뒤 천장 부근에서 비행하다 착륙했으며 최대 단일 연속비행은 240초였다. 88㎐가 240초 동안 유지됐다고 단순 환산하면 약 2만1,120회의 날갯짓 주기다. 연구진은 이론적으로 4분 30초 이상을 예상했지만, 승압 인버터가 계속 열을 내면서 효율이 떨어지고 배터리 온도가 올라 실제 비행이 약 4분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냉각 뒤에는 다시 비행할 수 있었다.

고도제어는 별도 시험이었다. 아래쪽 ToF 센서가 100㎐로 지면까지 거리를 읽고, 마이크로컨트롤러의 PID 제어기(목표값과 현재값의 차이를 반복해서 줄이는 제어 방식)가 50㎐로 구동전압의 진폭을 갱신했다. 같은 기체로 목표고도 25·50·75·100㎝를 연속 시험했고, 연구진은 오차가 각 목표고도의 10% 이내였다고 보고했다. 센서의 분해능은 1㎜이고 최대 측정범위는 2m지만, 이것이 실제 비행고도를 1㎜ 단위로 맞췄다는 뜻은 아니다. 회로가 전압을 약 5∼10V씩 바꾸고 자세와 주변광, 센서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10m를 넘는 상승도 별도 시험에서 확인됐다. 약 3층 높이에 해당하지만 물리적인 최고고도를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센서 범위가 2m이므로 10m 상승 전체를 거리센서의 폐루프 제어로 수행한 것도 아니다. 최대양력 1,850㎎ 역시 280V 벤치시험 값이어서 240초 동안 그 양력을 유지했다고 해석할 수 없다.

‘날 수 있다’에서 ‘임무를 한다’까지

현재 FVW-Fly가 폐루프로 제어한 것은 고도다. 롤과 피치는 공력 댐퍼가 수동으로 안정화했고, 수평 위치와 요 방향은 자유비행 중 폐루프 제어하지 않았다. 네 구동기의 출력과 날개 제작편차 때문에 요 방향의 드리프트도 남았다. 고정 시험대에서 세 축 토크를 만들 수 있음을 보였지만, 이는 실제 비행 중 세 축을 모두 제어했다는 뜻이 아니다. 따라서 완전 자율비행이나 3차원 자율항법으로 부를 단계는 아니다.

현재 탑재물도 배터리와 회로, 거리센서처럼 비행 자체에 필요한 장치다. 카메라와 가스센서, 장애물 센서, 보호외피를 실은 성능은 제시되지 않았다. 기체 폭만큼 돌출된 안정화 장치가 좁은 배관이나 잔해 틈에서 걸릴 가능성도 검증되지 않았다. 팬 바람시험의 상한은 2.88㎞/h, 약 0.8m/s의 약한 실내 바람이었고 강풍·난류·비·먼지·온도 변화 속 성능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량 제작수율과 기체별 성능 차이, 반복 충돌 뒤 수명에 관한 통계도 아직 없다.

이번 결과의 의미는 가장 작은 날개를 만들었다는 데 있지 않다. 1g도 되지 않는 시스템 안에서 네 날개의 양력, 무게의 절반이 넘는 전원계통, 고전압 변환, 무게중심과 고도제어를 함께 성립시켜 수분간 전선 없는 비행을 보였다는 데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전자회로 경량화와 열관리, 3차원 위치제어, 실제 임무 장비를 실을 여유가 함께 해결돼야 한다.

자료: 중국 국방과학기술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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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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