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의 원칙보다 먼저 세워야 할 예측 가능성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07.30 10:48 · 수정 2026.07.30 17:26
가상자산 과세, 시행과 보완을 함께 설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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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하되 시행 뒤 보완을 검토하겠다는 선택은, 과세 찬반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국가는 불확실성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그 불확실성의 일부를 납세자에게 먼저 감당시키려는 것은 아닌가. 필자는 시행 원칙을 세우는 일에는 동의한다. 다만 ‘일단 걷고 나중에 고친다’는 순서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예측 가능성도 조세 원칙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단순히 세금을 새로 내는 문제가 아니다. 투자자는 오늘의 매매가 내년 세후 수익, 곧 세금을 뺀 실제 손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예측 가능성이란 규칙을 미리 알고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행 뒤 보완이 무엇을, 언제, 어느 범위에서 고친다는 것인지 흐리다면 투자자는 법을 따를 준비조차 정확히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제도가 완벽해질 때까지 시행을 미루는 것도 답은 아니라고 본다. 결정을 계속 뒤로 보내면 시장은 제도보다 정치적 판단을 먼저 읽게 된다. 과세 여부가 흥정의 대상처럼 보이는 순간, 성실하게 기록하고 신고를 준비한 투자자만 불리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신호가 갖는 의미는 정책의 시간표를 지키겠다는 데 있다.

보완은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약속이어야 한다

문제는 ‘시행’과 ‘보완’을 서로 반대되는 선택처럼 다루는 태도다. 정부는 둘을 동시에 해야 한다. 시행 전에는 투자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계산 방식과 신고 책임을 쉽게 설명하고, 시행 뒤에는 실제 혼선과 부담을 어떤 기준으로 점검할지 공개해야 한다. 보완 검토에는 일정, 판단 기준, 의견을 듣는 절차가 붙어야 한다. 그래야 검토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제도적 약속이 된다.

특히 투자자의 손실과 이익을 공정하게 바라보는 원칙, 복잡한 거래를 기록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안내, 제도 변화가 과거의 선택에 미치는 부담은 시행 전에 충분히 따져야 한다. 이는 세금을 낮춰 달라는 요구와 다르다. 같은 경제적 결과를 같은 기준으로 다루고, 납세자가 지킬 수 있는 규칙을 만들라는 요구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의 책임을 피할 수 없듯 정부도 시장의 혼선을 투자자의 학습비용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내년 시행은 정책의 결승선이 아니라 신뢰를 시험하는 출발선이다. 원칙대로 과세하되, 보완의 원칙까지 먼저 제시해야 한다. 우리가 요구해야 할 것은 또 한 번의 미루기가 아니라, 시행 전에 설명되고 시행 후에도 검증되는 과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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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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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최신순 추천순
테스트 jack · 2026-07-30 12:52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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