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만으론 부족…국제표준 선점해야 시장 규칙 만든다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8.09 05:40
금융·제조 AX 표준 경쟁 가속…산학연 공동 대응과 국제표준 전문가 육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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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기경학회)

AI 기술을 먼저 개발하더라도 국제표준을 선점하지 못하면 세계 시장의 인증과 규제 장벽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술 경쟁의 전선이 성능을 높이는 단계를 넘어 세계가 함께 적용할 규칙을 정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7월 발표한 AI 액션 플랜에서 AI 외교와 안보 주도권을 정책 축으로 삼았고, 중국은 ‘AI+ 이니셔티브’로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AI법을 통해 위험 수준에 따른 규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각국이 기술뿐 아니라 규범과 제도까지 함께 설계하는 모습이다.

표준은 기술과 규제, 시장을 연결하는 산업 기반이다. 과거에는 기술이 충분히 성숙한 뒤 표준이 만들어졌지만, 최근에는 기술·규제·표준 사이의 시간 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 국제표준에 맞지 않는 기술은 성능이 우수해도 해외 인증과 규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반면 표준을 주도한 국가의 기업은 자국 기술을 바탕으로 마련된 기준에서 심사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AX, 즉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전환 과정에서도 표준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공장과 산업 데이터, 로봇 안전, AI 신뢰성 등 제조 전반에서 국제표준화 논의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국제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면 다른 국가가 정한 규칙을 따라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가 지난 4월 100여 개 금융사와 함께 230종의 통제 목표를 담은 금융서비스 AI 위험관리 체계를 내놨다. 국가별 표준은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를 국제적으로 함께 적용할 기준에는 아직 빈틈이 있다. 국제표준은 각국 규제가 참고하는 문서로 활용돼 사실상 세계 금융시장의 공통 준수 기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표준화 후보로는 ‘에이전틱 AI 결제’가 꼽혔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까지 수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인증 체계는 사람이 직접 거래하는 상황을 전제로 설계돼, 자율적으로 행동하거나 권한을 다시 넘겨주는 AI 에이전트의 신원 확인과 인증, 위임 통제를 다룰 국제표준이 아직 없다. 딥페이크로 은행 얼굴인증을 우회하거나 에이전트의 인증 토큰을 탈취해 데이터가 유출된 사고도 발생한 만큼 보안 규칙 마련이 과제로 제시됐다.

ISO 금융서비스 기술위원회는 금융서비스 에이전틱 AI 결제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한국이 제조·금융 현장에서 쌓은 운영 경험과 기업이 보유한 현장 데이터를 국제표준의 요구사항으로 제시한다면 K-AX의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분야별 산업계·학계·연구계가 참여하는 단일 대응 창구를 만들고, 국제표준화기구의 컨비너와 프로젝트 리더를 맡을 전문가에게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기업도 신기술 개발 단계부터 표준과 특허, 사업모델을 함께 설계해 표준 대응을 일상적인 업무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 기경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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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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