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오류와의 싸움' 새 국면…IQM, 큐비트 낭비 최대 1000배 줄이는 오류정정 코드 제시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3 16:31 · 수정 2026.09.07 13:54
추가 하드웨어 없이 지금 쓰는 평면 칩 위에서 구현…논리 큐비트 하나당 물리 큐비트 30개 수준으로 압축
양자컴퓨터 '오류와의 싸움' 새 국면…IQM, 큐비트 낭비 최대 1000배 줄이는 오류정정 코드 제시
(사진=IQM 제공)

양자컴퓨터는 계산을 하는 내내 오류와 싸운다. 정보를 담는 큐비트가 주변의 미세한 잡음에도 쉽게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쓸모 있는 양자컴퓨터를 만들려면, 계산용 큐비트 하나를 지키기 위해 오류를 감시·교정하는 큐비트를 수십에서 수천 개씩 덧붙여야 한다. 이 '큐비트 낭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상용화의 관건인데, 초전도 양자컴퓨터 기업 IQM이 그 비용을 기존 표준 방식 대비 최대 1000배까지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오류정정 방식을 내놨다.

IQM은 '방향성 타일 코드(directional tile codes)'라 이름 붙인 새 오류정정 코드 계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오류정정 코드란 여러 개의 물리 큐비트를 묶어 오류에 강한 하나의 '논리 큐비트'를 만들어내는 부호화 방식을 말한다. 논리 큐비트 하나를 얼마나 적은 물리 큐비트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효율의 척도가 된다.

큐비트 하나 지키는 데 30개면 된다

지금 업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표면 코드(surface code)'다. 오류에 견고하지만, 논리 큐비트 하나를 만드는 데 물리 큐비트가 최대 1000개까지 필요할 만큼 자원을 많이 먹는다. 100만 개 규모의 큐비트를 갖춰야 실용적 계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QM이 제시한 방향성 타일 코드는 논리 큐비트 하나를 물리 큐비트 약 30개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같은 성능을 내는 데 필요한 큐비트 수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회사는 이 방식이 표면 코드와 비교해 '논리 오류율'을 최대 1000배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논리 오류율은 오류정정을 거친 뒤에도 논리 큐비트에 남는 오류의 비율로, 이 값이 낮을수록 더 길고 복잡한 계산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지금 쓰는 평면 칩에서 그대로 돌아간다

이론적으로 큐비트 효율이 높은 부호는 이전에도 있었다. 이른바 QLDPC(양자 저밀도 패리티 검사) 코드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런 코드는 멀리 떨어진 큐비트끼리 연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큐비트를 평면에 나란히 배치하는 현재의 초전도 칩 구조에서는 구현이 까다로웠다.

IQM은 방향성 타일 코드가 바로 이 지점을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웃한 큐비트끼리만 연결하는 실용적인 배선만으로, 정사각형 격자 구조의 평면 하드웨어 위에서 QLDPC 코드의 효율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별도의 특수 하드웨어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현재 IQM이 이미 운영 중인 칩 구조에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빈센트 스테판(Vincent Steffan) IQM 선임 양자오류정정 엔지니어는 "방향성 타일 코드의 핵심 혁신은 동적 신드롬 추출 회로를 활용해 이를 정사각형 격자 구조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신드롬 추출이란 논리 큐비트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 오류의 흔적만 읽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2030년 오류내성 컴퓨터 목표…검증은 이제부터

이번 성과는 하드웨어와 오류정정 설계를 함께 최적화하려는 IQM의 전략과 맞물린다. 이네스 데 베가(Inés de Vega) IQM 최고과학책임자는 "양자 오류 정정과 하드웨어의 긴밀한 공동 설계는 IQM 전략의 핵심"이라며 방향성 타일 코드가 실용적인 최근접 연결성만으로 단기 규모의 자사 하드웨어에서 논리 오류율을 크게 낮춘다고 밝혔다. IQM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 23대의 양자 시스템을 공급했으며, 2030년까지 오류에 견디는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고 100만 큐비트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아직 이론과 시뮬레이션 단계의 제안으로, 실제 칩에서 예측한 성능이 그대로 재현되는지는 앞으로의 실험이 증명해야 할 몫이다. 연구 내용은 베를린 자유대학, 에든버러대학,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정리해 사전 논문 형태로 공개됐다. '큐비트를 얼마나 아끼느냐'가 곧 양자컴퓨터의 실현 시점을 좌우하는 만큼, 평면 칩에서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된 이번 방식이 실측 데이터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자료: IQM Quantum Comp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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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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