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20년 뒤 겨냥한 ‘7대 씨앗 기술’ 선정…대학 연구지원도 개편

정부가 현재의 주력산업을 넘어 10~20년 뒤 성장동력이 될 기술을 미리 키우기 위해 ‘7대 SEED’를 선정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 공급망이 대상이다. 아직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분야에 먼저 투자해 미래 기술의 씨앗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대통령실 충무실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를 열었다. SEED는 ‘Strategic Emerging Engines for Disruptive innovation’의 약자로, 파괴적 혁신을 위해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미래 성장엔진이라는 뜻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술 발전 주기가 짧아진 만큼 현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7대 기술은 미래 청정에너지, 차세대 프론티어, 첨단 공급망이라는 세 갈래로 추진된다. 미래 청정에너지는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와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분야다. 경수형 혁신 소형모듈원자로인 i-SMR은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며, 상세 설계에 2027년부터 2032년까지 5,906억원을 투입한다. 비경수형 SMR은 2030년대 건설 착수를 목표로 민간이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는 대형 R&BD 방식으로 추진한다. 민관 공동 출자 특수목적법인도 활용할 계획이다.
핵융합은 2030년대 말 전력 생산이 목표다. 정부는 실제 핵융합로의 작동을 가상 공간에서 시험하는 ‘AI 가상 핵융합로’를 구축해 플라즈마 제어 기술을 최적화한다. 2030년대 100MWe급 전력 생산 실증을 거쳐 2040년대에는 300~500MWe급 상용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수소·전력망으로 나눠 기술을 개발한다. AI를 활용한 한국형 전력망 모델과 수전해 시스템 국산화, 50~100MW급 대규모 수전해 실증도 추진한다.
차세대 프론티어에는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가 포함됐다. 양자 분야에서는 2029년까지 오류정정이 가능한 100큐비트급 양자프로세서(QPU)를 확보하고, 국내 제조기업이 이끄는 풀스택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 반도체 역량을 활용한 ‘K-퀀텀 파운드리’를 추진해 양자칩 양산체계를 갖추고 10년 안에 제조 역량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우주·항공에서는 2030년 민간 주도의 달 착륙선 발사와 2035년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추진한다.
첨단바이오는 AI와 로봇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2030년까지 AI 바이오 인프라를 구축하고 암 특화 AI 모델, 자율실험실, 바이오파운드리를 활용해 개발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뇌와 컴퓨터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BCI, 즉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원천기술을 확보해 2035년 제품 상용화도 추진한다.
기술 선정과 함께 연구개발 체계도 바꾼다. 대학에는 연구자 개인별 지원을 넘어 대학 단위로 연구비를 지원하는 블록펀딩을 도입하고, 기초연구 투자와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확대한다. 2027년부터 지역 신진연구자가 정착할 수 있도록 장비 구축 등을 포함한 10년 단위 지원도 추진한다. 연간 지원 규모는 1억5천만원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올해 안에 기관별 임무와 R&D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정하고 국가 임무를 책임지는 연구기관으로 역할을 재정립한다. 기업에는 정부가 R&D 지원을 통해 지분을 취득한 뒤 회수한 자금을 재투자하는 투자형 R&D를 도입한다. 정부는 부총리 중심의 민관 합동 ‘미래개척추진단’을 구성하고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프로젝트별 로드맵과 추진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