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삼성SDI, 390Wh/kg 무음극 리튬금속전지 안정화 기술 개발

무게와 부피를 줄이면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수명이 짧았던 무음극 리튬금속전지의 약점을 보완할 기술이 나왔다. 한양대 화학공학과 김동원 교수 연구팀과 삼성SDI는 리튬이 고르지 않게 쌓이는 현상과 충·방전 중 전극의 부피 변화를 함께 억제하는 나노섬유 중간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제작한 전지는 전체 전지 기준으로 중량 에너지 밀도 390Wh/kg과 부피 에너지 밀도 900Wh/L를 구현했다. 중량 에너지 밀도는 전지 1kg에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부피 에너지 밀도는 일정한 공간에 담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뜻한다. 두 값이 높을수록 같은 무게와 크기 안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성능 확인에는 고용량·고로딩 NCA 양극을 적용한 9층 적층형 양면 파우치 셀이 사용됐다. 여러 층의 전극을 포개고 양면을 활용하는 실제 전지 형태의 셀이다. 이 셀은 2.2Ah의 방전 용량을 나타냈으며, 연구팀은 100회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높은 용량 유지 성능을 확인했다.
무음극 리튬금속전지는 이름 그대로 처음부터 별도의 리튬 음극 활물질을 넣지 않는 구조다. 충전할 때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 구리 집전체에 직접 석출돼 음극 역할을 한다. 별도 음극 물질을 줄일 수 있어 전지의 무게와 부피를 낮추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할 때 발생한다. 리튬이 구리 표면에 균일하게 쌓이지 않으면 나뭇가지처럼 뻗는 덴드라이트와 전지 반응에 다시 참여하지 못하는 비활성 리튬이 생긴다. 리튬이 쌓였다가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전극의 부피 변화도 커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전지 수명이 빠르게 줄어들어 무음극 구조의 상용화를 가로막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니트릴부타디엔고무(NBR),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리튬이 도입된 실리카(Li SiO₂) 나노입자를 결합했다. 이를 전기방사 방식으로 가느다란 섬유 형태로 만들어 얇은 중간층을 구성했다. 전기방사 나노섬유 중간층은 리튬 이온의 이동과 전극에 가해지는 힘을 동시에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NBR과 PAN으로 만든 섬유는 탄성을 이용해 리튬이 석출되고 다시 용출될 때 생기는 부피 변화를 흡수한다. 이는 충·방전 과정에서 전극 구조가 크게 흔들리는 것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PAN에 포함된 니트릴기는 리튬 이온과 상호작용해 특정 부분으로 이온이 몰리지 않고 고르게 흐르도록 돕는다.
Li SiO₂ 나노입자는 리튬 이온의 분포를 조절하는 한편 나노섬유의 기계적 강도를 보강한다. 연구팀은 탄성을 지닌 고분자 섬유와 무기 나노입자의 기능을 하나의 중간층에 결합했다. 그 결과 리튬 이온의 이동을 균일하게 만들면서 충·방전 중 발생하는 기계적 응력도 완화할 수 있었다.
이 중간층의 핵심은 무음극 리튬금속전지의 두 가지 문제를 함께 다룬다는 데 있다. 이온 흐름을 조절해 불균일한 리튬 석출을 억제하고, 탄성과 강도를 이용해 전극의 과도한 부피 변화를 줄인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높은 에너지 밀도와 반복 충·방전 성능을 함께 확인하며 무음극 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는 삼성SDI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삼성SDI는 전지 제작과 평가에도 직접 참여했으며, 한양대 김동원 교수팀과 삼성SDI 차세대전지 연구팀이 논문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Bifunctional Electrospun Polymer Inorganic Interlayer for Stable and High-Energy-Density Anode-Free Lithium Metal Batteri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료: 한양대학교·삼성S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