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 토사재해 예측기술, 연말까지 GOP 전 지역 적용
비가 내리기 전에 산사태와 토석류(흙과 돌이 물과 뒤섞여 계곡을 따라 빠르게 쏟아져 내리는 흐름) 위험을 미리 짚어내는 국산 예측기술이 육군 최전방 일반전초(GOP) 지역에 적용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14일 대전 본원에서 육군본부와 '접적지역 토사재해의 과학적 재난대응 체계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접적지역은 GOP·비무장지대(DMZ)처럼 군사분계선에 맞닿은 전방 지역이다. 여름철 집중호우 때 산사태·토석류 위험이 크지만 지형이 가파르고 접근이 제한돼 과학적 재난관리가 쉽지 않았다. 양 기관은 협약에 따라 ▲육군 지형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 재난 예방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 교류·자문 ▲GOP 등 접적지역 전역에 대한 토사재해 사전예측 기술의 협조·이전과 고도화 ▲예측기술 고도화를 위한 현장조사 지원 ▲접적지역 지질·환경·자원 분야 공동조사·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빗물 스며드는 과정 해석해 위험지 예측…실제 피해지역과 90% 이상 일치
군에 적용되는 기술은 연구원이 개발한 두 가지 예측모델이다. 'KIGAM-LF(Landslide Forecasting)'는 강우량·강우 분포·지속시간 등 기상청의 사전 강우 예측정보를 받아 빗물이 지반에 스며드는 포화·불포화 침투 과정과 사면(산비탈)의 안정성 변화를 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시간대별 산사태 위험도와 발생 가능 지역을 산정해 위험도 지도로 보여준다. 'KIGAM-DF(Debris Flow)'는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가 지형을 따라 하류로 이동·확산하는 경로와 흐름 특성을 분석해 하류 시설물까지 미치는 피해 영향범위를 지도로 예측한다.
두 모델을 연계하면 비가 오기 전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먼저 추리고, 그 지역을 토석류 발생원으로 이어받아 피해 범위까지 하나의 체계로 내다볼 수 있다. 송영석 지질재해연구실장은 산사태 위험지역·위험도를 예측하는 KIGAM-LF 모델과 토사의 이동 경로·피해 영향범위를 예측하는 KIGAM-DF 두 모델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이 2025년 경기도 북부의 실제 산사태 피해지역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예측한 산사태 발생 위치와 양상이 실제 피해지역과 90% 이상 일치했다. 현재는 강원 철원 지역에서 육군본부와 함께 예측 정확도를 추가 검증하고 있다.
연말까지 GOP 전 지역 시범 적용…대피 골든타임 확보
육군은 오는 12월까지 GOP 전 지역에 이 기술을 프로토타입(정식 배치 전 시험판) 형태로 적용할 계획이다. 집중호우가 오기 전에 위험지역을 미리 파악해 장병 대피와 시설물 안전조치에 필요한 골든타임(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결정적 시간)을 확보하고, 위험지도 제공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재난대응 의사결정 지원으로 GOP·DMZ 등 접적지역의 군 시설·장병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원은 강우부터 피해범위까지 통합적인 토사재해 예측이 가능해져 과학적 재난관리와 현장 대응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헌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은 "GOP 지역은 기상 변동성이 크고 지형적 취약성이 높아 첨단과학기술에 기반한 선제적 재난관리 체계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국토방위의 최일선을 지키는 육군과 처음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토사재해 예측기술과 육군의 현장 역량을 결합해 군의 재난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