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농업 로봇에 최대 2000만파운드…농장 자동화 범위 넓힌다
과일을 따고 작물 상태를 살피는 로봇이 영국 농가의 반복 작업과 계절 인력 부족을 덜 수 있도록 최대 2000만파운드가 투입된다. 영국 정부는 농업 생산성과 사업 회복력을 높일 로봇·자동화 기술을 농장 현장까지 끌어내기 위한 공모를 시작했다.
이번 사업은 영국 정부의 농업 혁신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연구자와 농가가 함께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등록 농업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액 2000만파운드는 확정 지출액이 아니라 공모 전체에 배정된 최대 금액이다. 우수한 제안이 충분해야 전액이 집행된다.
개별 사업의 총 적격비용은 50만~250만파운드이며 연구 기간은 12~36개월이다. 신청은 2026년 9월 30일 오전 11시 영국시간에 마감되고, 결과는 같은 해 12월 1일 통보된다. 선정 사업은 2027년 3월 1일까지 시작해 2030년 2월 28일까지 마쳐야 한다.
신청 기업은 최소 1개 적격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특정 기관이 사업 총비용의 70%를 넘게 맡을 수 없어 기업과 연구기관, 농가가 역할을 나눠야 한다. 기업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적격비용을 기준으로 소기업 최대 70%, 중기업 60%, 대기업 50%다. Innovate UK는 유사 공모 경험을 토대로 선정 가능성을 약 35%로 제시했다.
지원 대상은 씨앗을 뿌리는 파종부터 작물 모니터링과 수확까지 이어지는 로봇 시스템에 한정되지 않는다. 영상과 센서로 농장 상태를 읽는 기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업을 결정하는 시스템, 농장과 농장 출하 직후 단계의 포장·공급망 자동화도 포함된다. 농장 안의 식품 저장과 에너지 관리 기술도 신청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수확기에 필요한 계절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가 2022년 공개한 원예 자동화 검토에 따르면 영국 원예업에는 해마다 약 5만~6만명의 계절노동자가 필요하다. 당시 검토는 필요한 열매만 골라 따는 선택적 자율수확 로봇이 노동력을 줄일 잠재력이 크지만, 시장에만 맡기면 2030년 이후에도 널리 보급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원받은 기술의 사례로는 Fieldwork Robotics의 라즈베리 수확 로봇이 있다. 이 기업은 상업 현장 투입을 앞두고 로봇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Roboscientific의 DETECT 프로젝트는 젖소의 호흡을 분석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소호흡기질환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 팔뿐 아니라 센서와 분석 시스템도 농업 자동화의 한 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공모는 두 트랙에 모두 1250만파운드가 배정됐던 2023년 공모의 후속이다. 예산은 명목상 750만파운드, 60% 늘었다. 2023년에는 제외됐던 임업과 비식용·관상식물 분야도 일부 새로 포함됐다. 묘목 생산과 식재, 산림 모니터링, 앞으로 식품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관상식물 기술이 대상이다. 다만 임업의 벌목·중장비와 식품 가공·제조는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다.
영국 정부는 최근 지원한 5300만파운드 규모의 자금 패키지에 이번 공모를 더해 올해 농업 연구·기술 지원 총액을 1억2300만파운드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농업 혁신에 최소 2억파운드를 투자하겠다는 공약의 일부다. 이번 공모의 성패는 기술을 개념과 시제품 단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농장의 생산성·지속가능성·회복력 향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자료: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 Innovate UK, UK Research and Innovation(UK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