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피콜롬보 추진 모듈 분리…11월 수성 궤도 진입 시작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07 10:21
2억㎞ 밖에서 MTM 분리 확인…2027년 4월 과학관측 개시 예정
베피콜롬보 추진 모듈 분리…11월 수성 궤도 진입 시작
발사 전 유럽우주국 시험센터에서 결합 상태로 선 베피콜롬보. 아래부터 수성 전이 모듈(MTM), 수성 행성 궤도선(MPO), 수성 자기권 궤도선 미오 순이다. (사진 출처=ESA–C. Carreau, CC BY-SA 3.0 IGO)

8년 동안 베피콜롬보를 수성으로 운반한 전기추진 모듈이 임무를 마치면서, 두 탐사선을 수성 궤도에 넣기 위한 마지막 비행이 시작됐다. 베피콜롬보는 오는 11월 21일 수성 궤도 진입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수성 전이 모듈(MTM)이 2026년 9월 3일 오후 2시(중부유럽 서머타임)에 탐사선에서 분리됐다고 밝혔다. MTM은 발사 이후 행성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추진력과 전력을 제공한 장치다. 분리 약 1시간 52분 뒤 스페인 세브레로스와 아르헨티나 말라르게의 심우주 안테나가 성공을 확인했다.

당시 베피콜롬보는 지구에서 2억㎞ 이상 떨어져 있었다. 원격으로 받은 측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은 우주선의 모든 시스템과 수성 행성 궤도선(MPO)의 태양전지는 정상 상태였다. 지상에서 즉시 살펴보기 어려운 거리인 만큼, 우주선이 보내온 전압과 온도 같은 상태 정보를 통해 분리 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MTM의 태양전기추진계에는 QinetiQ T6 추진기 4기가 사용됐다. 이 장치는 태양전지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 제논을 전하를 띤 입자인 이온으로 바꾸고, 이를 빠르게 내보내 작은 힘을 오랫동안 얻는다. 순간적인 힘은 화학 로켓보다 작지만 장기간 속도를 세밀하게 바꾸는 행성 간 비행에 적합하다. MTM은 6월 15일 마지막 추력 운전을 끝냈다.

분리 뒤에는 MPO와 일본의 수성 자기권 궤도선 미오(Mio), 미오의 차폐·연결 구조물인 MOSIF가 결합된 채 비행한다. 이 결합체는 앞으로 MPO의 화학추진계를 사용한다. 11월 21일부터 2027년 3월까지 모두 16차례 엔진 연소기동을 수행하며 관측에 필요한 궤도로 단계적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미오는 12월 9~10일 분리되고 MOSIF는 12월 16일 떨어져 나갈 예정이다. MPO는 2027년 3월 10일 최종 궤도에 도달하며, 과학관측은 4월 6일 시작될 예정이다. 발사 당시 전체 질량은 4,100㎏이었고, 두 궤도선에는 합계 16개의 과학장비가 실렸다.

수성까지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주된 이유는 단순히 거리가 멀어서가 아니다.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강해지는 태양 중력에 맞서 우주선의 속도를 충분히 줄여야 수성 궤도에 들어갈 수 있다. 베피콜롬보는 지구 1회, 금성 2회, 수성 6회 등 모두 9차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중력도움 비행을 거쳤다.

당초 수성 궤도 진입은 2025년 12월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2024년 4월 MTM의 태양전지와 전력분배장치 사이에서 비정상 전류가 발생해 이온추진 출력이 부족해졌다. ESA는 네 번째 수성 근접비행 고도를 165㎞까지 낮추는 새 궤도를 설계했다. 과학목표는 유지하되 도착 시점을 약 1년 늦추는 방식이었다.

두 궤도선은 서로 다른 대상을 맡는다. MPO는 수성의 표면과 내부를 조사하고, 미오는 자기장과 플라스마, 희박한 대기, 먼지를 관측한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동시에 측정하면 수성 자체의 자기장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 흐름인 태양풍의 변화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베피콜롬보는 마리너 10과 메신저에 이어 수성을 방문하는 세 번째 임무다. 동시에 두 탐사선을 수성 궤도에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궤도선의 역할을 나눠 같은 시기의 표면·내부 환경과 주변 우주환경을 함께 살핀다는 점이 기존 탐사와 다른 부분이다.

자료: 유럽우주국(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우주과학연구소(ISAS), 미국 항공우주국(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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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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