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메틸수은 농도, 산모의 1.8배…카드뮴은 0.35배
경희대 간호과학대학 김주희 교수 연구팀이 임신 기간 중 카드뮴과 메틸수은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경로를 각각 규명했다. 경희대는 9월 9일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알렸다.
연구팀은 생리학적 기반 약동학 모델(몸에 들어온 물질이 장기별로 어떻게 분포하고 빠져나가는지를 계산하는 수학 모델)을 적용해 임산부의 통상적인 혈액검사 수치만으로 태아와 신생아가 받은 중금속 노출량을 추정했다. 임신 전 기간의 누적 노출량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카드뮴은 태반이 붙잡고, 메틸수은은 태아 쪽이 더 높았다
분석에는 한국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코호트의 임신부·영아 약 6400쌍 자료와 연구팀이 자체 구축한 코호트 자료가 쓰였다. 카드뮴 연구에는 2778쌍과 별도 코호트 200명, 메틸수은 연구에는 3625쌍과 별도 코호트 242명의 자료가 각각 활용됐다.
카드뮴 연구에서 임신 초기·후기 산모 혈액과 출산 시 제대혈을 함께 분석한 결과, 태아의 카드뮴 농도는 산모의 약 0.35배 수준이었다. 산모의 농도가 올라가도 태아의 누적 노출량은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태반의 금속결합단백질(중금속과 결합해 붙잡아 두는 단백질)이 카드뮴과 결합해 태아로 넘어가는 양을 억제한 결과로 분석됐다. 김주희 교수는 "제대혈 농도가 낮다고 해서 태아의 노출 수준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메틸수은은 반대 양상을 보였다. 분석 대상의 98.7%에서 태아의 메틸수은 농도가 산모보다 높게 나타났고, 태아 농도는 산모의 평균 1.8배에 달했다. 메틸수은이 체내에서 아미노산과 비슷한 구조로 바뀌어 태반의 아미노산 수송체(아미노산을 세포 안으로 옮기는 통로 구실을 하는 단백질)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생아 신장 속 무기수은 반감기 160일
메틸수은의 일부는 체내에서 무기수은으로 바뀌어 신장을 통해 빠져나간다. 그런데 신생아의 신장 기능은 출생 직후 성인의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신생아 신장에 남는 무기수은의 반감기(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약 160일로 추정했다. 성인의 약 32일보다 5배가량 길다.
다만 혈액 속 메틸수은 농도만으로는 이런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연구팀은 제대혈과 혈액 외에 소변 등 여러 생체시료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주희 교수는 "측정된 농도뿐 아니라 몸속에 실제로 남는 양을 추정해 위해평가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두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IF 12.2)와 'Environmental Pollution'(IF 7.2)에 각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카드뮴과 수은, 납, 과불화화합물을 동시에 다루는 복합노출 모델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자료: 경희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