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423편을 한데 모으니 ‘블루카본’이 생물다양성 감소에 가장 민감했다…단, 근거는 7개 데이터세트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0.07 20:22 · 수정 2026.10.07 20:29
탄소격리·수질·꽃가루받이를 떠받치는 종의 역할…효과크기와 관계의 모양으로 살펴본 생태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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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Earth Observatory·Jesse Allen

자료사진은 NASA 랜드샛 7호가 1999년 12월 27일 관측한 말레이시아 마탕 맹그로브 숲이다.

바닷가의 생물이 하나둘 사라지면 탄소를 붙잡아 두는 힘도 약해질까. 423편의 연구를 한데 모은 종합분석에서 생물다양성과 가장 강하게 연결된 항목은 해양 탄소격리, 이른바 넓은 의미의 블루카본이었다. 효과크기는 Zr=1.48로 23개 서비스·기능 범주 가운데 가장 컸다. 다만 이 숫자를 떠받친 직접 근거는 데이터세트 7개뿐이다. 육상 탄소격리 데이터세트 154개의 약 22분의 1이다. Zr은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상관계수를 변환한 값이지, 탄소흡수가 1.48배 늘거나 148% 감소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 결과는 ‘가장 강하지만 가장 조심해서 읽어야 할 신호’에 가깝다.

종 감소율을 계산한 연구는 아니다

Emma R. Moffett 등이 수행해 2026년 10월 6일 발표한 이번 연구는 새로운 현장실험이 아니다. 연구진은 기존 실험·관찰 연구의 데이터를 같은 틀로 표준화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가 얼마나 강하게, 어떤 모양으로 함께 변하는지 비교했다. 처음 모은 문헌은 545편이었지만, 데이터세트마다 생물다양성 또는 서비스 측정값이 6개 미만인 사례 등을 제외해 최종적으로 423편, 1,959개 데이터세트, 222,829개 관측값을 분석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종이 몇 퍼센트 줄면 탄소흡수나 수질이 몇 퍼센트 나빠진다는 절대 손실률을 제시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단위의 자료를 각 데이터세트 안에서 표준화하고, 선형·이차·로그 모형을 적용한 뒤 AIC와 Akaike weight를 이용해 자료에 가장 잘 맞는 관계의 형태를 골랐다. 쉽게 말해 다양성이 늘 때 서비스가 계속 일정하게 좋아지는지, 초반에는 빠르게 좋아지다가 증가폭이 둔해지는지를 비교한 것이다.

해양 탄소격리는 포화형 관계를 보였다. 생물다양성이 낮은 구간에서는 몇 종의 차이가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미 다양성이 높은 구간에서는 종이 더해질 때의 증가폭이 작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수질 조절과 수분(受粉·꽃가루받이)은 대체로 선형이었다. 관측된 범위에서는 다양성이 늘수록 서비스도 계속 증가하는 형태였다는 뜻이다. 전구를 하나 뺄 때마다 방이 조금씩 어두워지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모든 종이 똑같은 몫을 담당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여분의 종이 있으니 괜찮다’는 가정의 균열

생태계에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종이 여럿 있어 몇 종이 사라져도 다른 종이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기능적 중복 개념이 있다. 이런 중복이 충분하다면 생물다양성과 서비스의 관계는 대체로 포화형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는 그림 설명을 기준으로 23개 범주 가운데 이차형 11개, 선형 10개, 로그형 2개가 나왔다. 이차형과 로그형을 포화형으로 묶으면 선형 46%, 포화형 54%로 거의 반반이다. 모든 서비스가 두터운 ‘생태계 보험’을 갖고 있지는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원문 내부에는 수치 불일치가 있다. 논문 본문은 이차형 11개·선형 9개·로그형 2개로 적어 합계가 22개지만, 그림 설명은 선형을 10개로 제시해 전체 23개와 맞는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림 설명의 수치를 사용했다. 이를 단순한 수정 오류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포화형에서 계산한 포화점 중앙값은 담수 3.6±1.99종, 육상 14.4±9종, 해양 22.8±16.5종이었다. 여기서 ±는 표준오차가 아니라 중앙값에서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MAD다. 이 값들은 ‘그만큼의 종만 남기면 된다’는 보전 기준도 아니다. 이차함수에서는 기울기가 0이 되는 지점, 로그함수에서는 초기 기울기의 10%가 되는 지점을 택한 모형 의존적 수치다.

종의 수보다 ‘어떤 종인가’가 중요한 기능도 있다

재해·극한현상 조절은 평균 효과가 거의 0이었고 설명력은 r²=0.17이었다. 이를 생물다양성이 재해 방지에 필요 없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연구진은 전체 종수보다 모래언덕을 붙드는 관목 같은 기반종이나 생태계공학자가 기능을 지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해 방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자 수를 세는 문제라기보다 교각을 떠받치는 핵심 기둥이 남아 있는지를 보는 문제일 수 있다.

자연적 해충조절의 2050년 전망에도 경계선이 있다. 연구진은 농약 사용량이나 수확량이 아니라 천적 수를 해충 수로 나눈 비율을 대리 지표로 삼았다. 이를 PREDICTS의 생물다양성 온전성 지수와 SSP 경로에 연결한 휴리스틱 모형, 즉 여러 자료를 재조정해 방향을 탐색한 간이 전망이다. 어떤 천적종이 사라지는지, 기후가 해충과 천적에 직접 주는 영향, 실제 농가 피해와 생산량은 계산하지 않았다. 육상용 지수를 사용했기 때문에 해양도 전망에서 빠졌다.

분석의 규모가 큰 만큼 자료 사이의 차이도 컸다. 조사 면적은 0.0000007~260,018,758㎡, 즉 약 0.7㎟부터 약 260㎢까지 3억 배 이상 벌어졌고 중앙값은 1㎡였다. 작은 식탁 정도의 실험구에서 나온 관계가 국가나 해양 분지 규모에서도 이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의 약 83%가 육상 범주에 몰렸으며 해양·하구와 남아메리카·아프리카는 과소대표됐다. 공개 데이터가 없는 연구도 제외돼 공개 데이터 편향이 생길 수 있다.

관찰자료에서는 생산성이 높은 환경이 생물다양성과 탄소저장을 동시에 높였을 수 있어 상관관계를 곧바로 인과관계로 바꿀 수 없다. 실험은 인과기작을 살피기 유리하지만 좁고 단순화된 조건에 치우칠 수 있다. 관찰연구가 실험보다 강한 관계를 보였지만 전체 차이는 β=0.03으로 작았다. 대부분 범주의 설명력도 r² 0.4 미만이었다. 종 감소율과 생태계 서비스의 감소율이 똑같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한국 갯벌의 탄소도 종 감소분까지 계산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2021년 7개 시·도 21개 갯벌 조사와 원격탐사 자료를 전국으로 외삽해 갯벌에 13,142,149Mg C가 저장돼 있고, 연간 71,383Mg C, 이산화탄소로 약 261,976톤이 격리된다고 추정했다. 저장량은 이미 쌓인 재고이며, 외부에서 유입된 유기탄소도 포함될 수 있어 전부 최근 대기에서 흡수됐다고 볼 수 없다.

정부가 제시한 해양 탄소흡수 경로는 2022년 약 1.1만 톤에서 2030년 106.6만 톤, 2050년 136.2만 톤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는 관측된 실적의 자연스러운 전망이 아니라 정책 목표다. 2025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총회에서는 비식생 갯벌·해조류·조하대 퇴적물의 방법론 보고서 개요가 승인됐지만, 2027년 최종 승인 전이므로 이들이 이미 현행 국제 인벤토리의 공식 흡수원으로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세계 종합연구는 한국에서 종 감소가 갯벌 탄소흡수나 수질, 꽃가루받이, 해충조절을 얼마나 낮추는지 계산하지 않았다. 다만 탄소·수질·농업을 서로 떨어진 개별 사업으로만 관리해서는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신호를 준다. 서비스를 떠받치는 종의 조합과 기능다양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양 탄소격리의 높은 효과크기는 데이터세트 7개에서 나온 만큼, 새로운 해양 연구 몇 건만으로도 순위와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 확인된 것은 확정된 절벽이 아니라 더 넓고 정밀한 해양 연구가 필요한 방향표다.

자료: 킹스칼리지런던,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제임스쿡대학교, 영국 자연사박물관, 앨런튜링연구소, 서울대학교,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공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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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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