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S 표적 췌장암 백신, 환자 98.9%서 면역반응…재발 억제 효과는 미확인

췌장암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 변이인 KRAS를 겨냥한 실험적 백신이 투여 환자의 98.9%에서 면역반응을 끌어냈다. 암세포의 특징을 면역계에 학습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재발을 늦추는 효과는 이번 임상시험의 주된 평가에서 입증하지 못했다.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이 수행한 AMPLIFY-7P는 미국 24개 기관에서 열린 공개형 무작위 2상 임상시험이다. 2024년 1월 8일부터 12월 20일까지 1~3기 KRAS 변이 췌장관선암 환자 144명이 등록됐다. 참가자들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쳤고 영상검사에서도 암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이 가운데 96명은 백신을 맞았으며 48명은 별도 백신 치료 없이 관찰을 받았다.
시험에 사용된 카무페피무트는 G12D·G12R·G12V·G12A·G12C·G12S·G13D 등 7가지 KRAS 변이를 겨냥하는 기성품형 펩타이드 백신이다. 환자마다 별도로 제작하는 맞춤 백신이 아니라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변이를 표적으로 삼는다. 펩타이드와 면역반응을 돕는 CpG 보조제를 알부민 결합 지질에 연결해, 면역세포가 모여 있는 림프절로 운반하는 방식이다.
환자들은 8주 동안 여섯 차례 기초접종을 받은 뒤 두 달을 쉬고, 다시 주 1회씩 네 차례 추가접종을 받았다. 면역반응을 평가할 수 있었던 백신군 90명 중 89명에서 KRAS 변이에 반응하는 T세포가 증가했다. 85%에서는 면역반응을 조율하는 CD4 T세포와 암세포를 공격하는 CD8 T세포가 모두 활성화됐다. 70%는 백신에 포함된 일곱 변이 모두에 반응했다.
면역반응이 강한 환자에게서 임상 결과가 더 좋은 경향도 나타났다. KRAS 특이 T세포 반응이 치료 전보다 9.17배 이상 늘어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암의 재발이나 사망 없이 지낸 기간이 길었다. 그러나 이는 백신을 투여받은 환자 안에서 살펴본 탐색적 분석이다. 무작위로 나눈 백신군과 관찰군을 직접 비교한 주된 결과를 대신할 수는 없다.
실제로 무질병생존기간 중앙값은 백신군 23.8개월, 관찰군 21.2개월이었다. 재발 또는 사망 위험비는 0.85였고 P값은 0.5329로, 차이가 우연이 아니라고 판단할 통계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6개월 무질병생존율은 각각 75.7%와 61.7%였지만 백신이 재발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2026년 4월 20일 자료 마감 당시 추적관찰 중앙값은 19.4개월이었고, 재발·사망 사건은 백신군 42명, 관찰군 26명에서 발생했다.
혈액에서 암 유래 유전물질을 찾는 순환종양DNA, 즉 ctDNA도 예후를 가르는 중요한 지표였다. 두 군을 합쳐 보면 치료 시작 전 ctDNA가 검출된 환자의 무질병생존기간 중앙값은 4.2개월로, 검출되지 않은 환자의 24.0개월보다 짧았다. 사전에 정한 ctDNA 음성 환자 분석에서는 18개월 동안 재발이나 사망 없이 지낸 비율이 백신군 70%, 관찰군 56%였다.
안전성 측면에서 중증에 해당하는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백신군의 10.4%, 관찰군의 14.6%에서 나타났으며 치료 관련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앞선 1상에서는 두 가지 KRAS 변이만 겨냥한 백신을 췌장암·대장암 환자 25명에게 투여했고, 직접 측정한 KRAS 특이 T세포 반응이 84%에서 확인된 바 있다.
췌장관선암은 전체 췌장암의 약 90%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약 90~95%에서 KRAS 변이가 발견된다. 완전 절제 뒤에도 국소 또는 원격 재발이 흔하고, 미국에서 2015~2021년 진단된 전체 병기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3%였다. 공통적인 KRAS 변이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와 수술 후 재발 억제 치료가 필요한 배경이다. 이번 결과는 백신이 강한 면역반응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환자의 재발을 실제로 줄이는지는 더 큰 규모의 확증 임상시험에서 확인해야 한다.
자료: Mayo Clinic, Elicio Therapeutics, Springer Nature/Nature Medicine, 미국 국립보건원 ClinicalTrials.gov, 미국 국립암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