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뿌리 미생물 ‘NCN8’, 화분시험서 메탄 줄이고 수확량 높였다

벼 뿌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두 종류의 미생물이 온실 화분시험에서 메탄 배출을 줄이면서 벼 수확량을 높일 가능성을 보였다. 경상국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김선원 교수 연구팀은 벼 뿌리에서 분리한 자연 유래 미생물 공동체 ‘NCN8’을 벼에 처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신비 등이 참여한 이번 공동연구는 온실가스 감축과 작물 생산성 개선을 하나의 미생물 기술로 함께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NCN8은 메탄산화균 ‘Methylocystis’와 메틸영양균 ‘Methylophilus’로 구성된다. 메탄산화균은 메탄을 산화해 이용하고, 메틸영양균은 탄소 원자가 하나인 단순한 화합물을 이용해 살아간다. 서로 다른 대사 특성을 가진 두 미생물을 단독 균주가 아닌 공동체로 벼 뿌리권에 적용한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이 가운데 Methylocystis 구성원은 기존에 정식 보고되지 않은 신종 후보 계통으로 분석됐다.
물이 차 있는 논에서는 토양으로 들어가는 산소가 제한된다. 이처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유기물이 혐기적으로 분해되면 메탄이 만들어지고, 생성된 메탄의 일부는 토양과 물을 거쳐 대기로 배출된다. 메탄산화균은 이 과정에서 메탄을 산화해 배출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논이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량의 약 8~12%를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벼농사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메탄을 줄일 방법을 찾는 일이 농업과 기후 대응에서 함께 다뤄지는 이유다.
첫해 온실 화분시험에서 NCN8 처리구의 재배기간 누적 메탄 배출량은 대조구보다 15.49% 감소했다. 생산된 쌀의 양까지 반영한 ‘수확량당 메탄 배출강도’는 34.64% 낮아졌다. 면적당 수확량으로 환산한 비교값은 대조구의 1헥타르당 4.9t에서 처리구 6.4t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화분 하나에서 나온 메탄의 총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생산량을 기준으로 계산한 배출 효율도 개선됐다는 의미다.
둘째 해에는 투입량에 따른 차이를 보기 위해 매월 화분당 77억 개의 세포를 넣은 저농도 처리와 770억 개를 넣은 고농도 처리를 비교했다. 누적 메탄은 저농도에서 15%, 고농도에서 27% 감소했다. 다만 대조구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가 확인된 것은 고농도뿐이었다. 수확량당 메탄 배출강도는 저농도에서 44%, 고농도에서 50% 줄어 두 처리 모두 생산량 대비 메탄 배출을 낮추는 방향을 보였다.
환산 수확량은 저농도 처리에서 대조구의 1헥타르당 5.8t보다 높은 8.6t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고농도 처리에서도 8.3t으로 늘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메탄 감소 폭은 고농도에서 더 컸지만 수확량 증가는 저농도에서만 통계적으로 뚜렷했던 셈이다. 이는 미생물 투입량과 메탄 저감, 생육 개선이 언제나 같은 비율로 움직이는 단순한 관계는 아니며, 두 효과를 함께 살펴 적절한 처리 조건을 판단해야 함을 보여준다.
접종 뒤 전체 세균·고세균 군집 구조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처리당 표본 수가 3개로 작아, 군집에 변화가 없다고 넓게 단정하기보다 제한된 표본에서 뚜렷한 차이가 포착되지 않았다는 수준으로 해석해야 한다. 관련 균주의 유전체 정보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 GenBank에 CP172975~CP172977과 CP173101 번호로 공개돼 후속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논 메탄 감축책은 중간낙수·간단관개 같은 물관리와 유기물·비료 관리, 저배출 품종을 중심으로 제시돼 왔다. NCN8 연구는 물관리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뿌리권 미생물 접종을 통해 메탄 저감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노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다만 연구에 제시된 헥타르당 배출량과 수확량은 모두 온실 화분시험 결과를 면적으로 환산한 처리 간 비교값이다. 실제 논의 수확량을 예측하는 값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성과는 미생물 공동체를 활용한 벼농사 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투입 농도별 효과를 구분해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 기초 결과로 의미가 있다.
자료: 경상국립대학교 연구팀, Applied Soil Ecology,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GenBan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