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설비 154% 늘 때 송전망은 26% 확충…KDI “계통 병목 해소해야”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07.28 12:57 · 수정 2026.09.07 14:40
2030년 100GW 목표 달성하려면 전력망·저장장치·장기계약·금융조달 함께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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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한국개발연구원(KDI))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어도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보내지 못하면 실제 발전량과 투자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발표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에서 전력계통 확충과 자본조달 환경 개선, 보급 지원제도 개편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력계통은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소비지까지 전달하고 수급 균형을 유지하는 전체 체계를 뜻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87기가와트(GW), 풍력 9GW 등을 포함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로 늘릴 계획이다. 발전설비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인 GW를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누적 설비는 39.1GW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반기마다 평균 6.8GW 이상을 추가해야 한다. 지난 5년 반 동안 반기 평균 설치량 1.7GW의 약 4배다. 풍력은 기존보다 약 10배 빠르게 보급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제약은 송전망이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설비는 154% 증가했지만 송전망은 26% 확충되는 데 그쳤다. 발전시설이 몰린 남부와 서남해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보내기 어려워지면서 신규 설비의 계통 접속이 늦어지고, 생산할 수 있는 전기를 줄여야 하는 출력제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원 비용의 효율성도 점검 과제로 제시됐다. 발전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요구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이행비용은 2025년 4조5000억원이며,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 비용은 약 28조원에 달했다.

KDI가 2020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원비용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비용보다 컸다. 다만 설비 확대에 따른 기술 축적과 발전비용 하락 효과를 제외하면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어, 지원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비용효율성을 높이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KDI는 사업자가 장기간 수익을 예측할 수 있도록 경쟁입찰 기반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의 거래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력도매가격과 공급인증서 가격이 크게 변해 수익 전망이 불확실하면 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거나 조달금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송전망 건설과 함께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 등 유연성 자원을 늘리고, 지역별 전력 수급을 반영한 요금제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대규모 장기 사업의 초기 위험을 정책금융이 일부 부담해 민간자금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KDI는 재생에너지 정책의 초점을 단순한 설비 설치량에서 전력망과 저장장치, 장기계약, 금융조달을 포함한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 한국개발연구원(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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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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