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의 성취 뒤에 숨은 치료 공백

좋은 숫자가 더 나쁜 현실을 가리는 순간이 있다. 급성기 뇌졸중의 적시 치료가 95%를 넘었다는 성과는 분명 반갑지만, 최종치료 병원이 6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우리는 박수보다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치료를 제때 시작하는 체계와 필요한 치료를 끝까지 책임지는 체계 사이가 벌어져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간극이 단순한 병원 수치가 아니라, 우리 의료정책이 무엇을 성과로 세고 있는지를 묻는 경고라고 본다.
첫 치료만 빨라서는 부족하다
급성기란 발병 직후 상태가 빠르게 변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때의 적시 치료는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종치료 병원, 곧 초기 대응을 넘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는 병원이 60% 미만이라는 수치는 다음 단계가 막혀 있음을 드러낸다. 첫 문턱은 통과했어도 다음 문이 충분히 열려 있지 않은 셈이다. 응급대응의 속도만 높이고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95%라는 숫자는 환자의 전체 경험을 설명하지 못한다.
평가 단위를 병원이 아니라 환자로
정책의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어느 기관이 얼마나 빨리 처치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한 환자가 적시 치료 뒤 최종치료까지 끊김 없이 이어졌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래야 95%와 60% 사이에서 어디가 막히는지 드러난다. 병원별 실적이 좋아도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옮겨 다니거나 기다려야 한다면 체계 전체의 성과라고 부르기 어렵다. 성과 지표는 시작 시각과 함께 치료 완결 여부를 담아야 하며, 병원 간 연결 역시 부수 업무가 아니라 진료의 일부로 다뤄야 한다.
최종치료 역량을 공공의 기반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95%를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다. 그 성과를 60% 미만의 영역까지 밀어 넣는 일이다. 최종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늘리는 문제를 개별 병원의 선택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어디서든 시작된 적시 치료가 실제 완결로 이어지도록 역할을 나누고 연결 기준을 세우며, 부족한 지점을 우선 보강해야 한다. 뇌졸중 의료의 진짜 성적표는 첫 대응의 속도가 아니라 마지막 치료까지 이어지는 확률이어야 한다. 95%라는 성취가 자부심으로 남으려면, 60% 미만이라는 공백을 다음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