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4곳, 부산시와 AI 도시침수 예측 플랫폼 실증 착수
인공지능(AI)과 디지털트윈 기술로 도시 침수 위험을 미리 예측하는 플랫폼 실증이 부산에서 시작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부산광역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과 함께 'AI 기반 극한호우 대응 플랫폼' 기술개발과 현장 실증에 본격 착수한다고 19일 밝혔다.
다섯 기관은 지난 3월 부산시청 재난대책본부 회의실에서 'AI 기반 극한호우 대응 플랫폼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기관별 특화 분야의 연구개발·현장 실증과 함께 기관 간 상호 데이터 제공·공유도 협약에 담겼다. 이번 협력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형 기본사업 '홍수 안심도시(No WET City) 실현을 위한 디지털 도시홍수 제어 기술 개발'의 현장 실증과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사업명의 'WET'은 'Water Emergency and disaster Taking'의 약자다. 과제 기간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이며 전체 사업 규모는 약 338억원이다. 이 가운데 ETRI는 87억원 규모의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최근 기후변화로 시간당 100mm 이상의 국지성 집중호우와 도심 침수 피해가 반복되면서, 단순 기상관측에 기반한 기존 재난대응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기상청은 1시간 강우량 72mm가 관측되거나 1시간 강우량 50mm와 3시간 강우량 90mm가 동시에 관측되는 경우를 기준으로 극한호우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특히 부산처럼 해안과 산지가 맞닿은 도시는 지형 특성상 침수와 지반재해가 함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더 정교하고 실시간성이 높은 대응 기술이 요구된다.
물리 시뮬레이션에 AI 결합한 '하이브리드 예측 모델'
이번 사업에서 ETRI는 AI 모델 기반의 위험검출과 도시침수 예측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 강우 정보를 비롯해 CCTV 영상, 배수관망(빗물과 하수를 모아 흘려보내는 관로 연결망), 저류시설(빗물을 일시 저장해 하류 침수 위험을 낮추는 시설), 지형·시설물 정보, 센서 데이터, 과거 침수 이력 등 다양한 도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플랫폼 핵심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물리 시뮬레이션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도시침수 예측 모델'을 개발한다. 실제 도시의 배수 흐름과 침수 양상을 디지털 환경에 재현하고, AI가 이를 학습해 위험 상황을 조기에 탐지·예측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기존 재난 대응체계와 비교해 침수 위험 탐지 정확도 향상, 재난 대응 시간 단축, 도시침수 확산 경로 예측,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 자동 생성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TRI는 여기에 물리·수치해석 기반 도시침수 시뮬레이션, 위험도 분석, 복합재난(침수와 산사태·지반침하처럼 서로 다른 재난이 동시에 또는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 시나리오 생성, 디지털 표준운영절차(SOP) 서비스 기술까지 개발해 재난 예경보와 상황전파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부산 상습 침수지역서 단계적 검증
부산시는 도시 전역의 배수관망, 지형·구조물, 도시시설, 침수 이력 데이터를 제공하고 상습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단계적 현장 실증을 추진한다. KICT는 도시 인프라와 연계한 도시홍수 예측·제어 기술을, KIGAM은 4D 도시 지질환경 기반 지질재해 대응 플랫폼 구축을, KRRI는 철도 인프라의 극한강우 대응 능력 향상 기술을 각각 맡는다.
참여기관들은 향후 4년간 기관별 전문 기술과 데이터를 연계해 도시홍수 예측·분석·대응·상황전파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디지털 재난대응 체계를 공동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 성과는 도시 전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트윈(현실의 도시·시설을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재현해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분석·예측하는 기술) 기반 재난안전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나아가 AI가 실시간 도시 상황을 분석해 위험을 예측하고 행정기관과 시민에게 경보와 대응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지능형 도시안전 체계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윤섭 ETRI 재난안전ADX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번 협력을 통해 AI와 디지털 기술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산시를 기후위기 대응 스마트 안전도시의 대표 모델로 만드는 데 ETRI의 ICT 기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ETRI는 AI·디지털트윈·공간정보·멀티모달 분석(영상, 센서 수치, 텍스트처럼 형태가 다른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AI 기술) 등을 기반으로 재난안전 분야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국가 전략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자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