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22년 강을 거쳐 바다로 간 미세플라스틱 약 26만톤…폭우가 농도까지 높이는 이유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15 08:23
불어난 강물에 육지·강바닥 입자까지 합류…세계 일별 모델과 낙동강 연구가 보여준 수송의 계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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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미국 지질조사국(USGS)·Public Domain)

빗물이 많이 들어오면 강물 속 오염물질은 옅어질까. 물이 늘어나는 만큼 희석될 것 같지만, 비는 땅에 쌓인 작은 플라스틱 입자까지 강으로 씻어 보낼 수 있다. 불어난 물살이 강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입자를 다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물의 양뿐 아니라 같은 양의 물에 들어 있는 미세플라스틱까지 늘어나면, 강은 오염물질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는 통로가 된다.

베이징대학교 도시·환경학원이 주도한 연구진은 2022년 세계 하천에서 바다로 이동한 미세플라스틱을 약 26만3000톤으로 추정했다. 10톤씩 나누면 약 2만6300회분에 해당하는 무게다. 다만 전 세계 하구에서 직접 무게를 재 더한 값은 아니다. 관측자료와 모델로 계산한 특정 연도의 추정치이며, 하천 이외의 모든 해양 유입 경로를 합친 수치도 아니다.

물이 많아지는 것과 오염이 짙어지는 것은 다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유량과 농도가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다. 유량은 일정 시간 동안 흐르는 물의 양이고, 농도는 일정한 양의 물에 들어 있는 입자의 개수나 질량이다. 수송량은 그 물을 따라 실제로 이동하는 입자의 총량을 뜻한다. 강물이 많이 흐른다는 사실만으로 오염 농도까지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차이는 간단한 가상 계산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시간 동안 흐르는 물의 양이 2배가 되고, 물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의 질량 농도가 3배가 됐다면 이동하는 질량은 6배가 된다. 이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로, 이번 논문에서 측정한 증가 배율은 아니다. 물의 증가에 농도 상승까지 겹치면 수송량이 더욱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강우에 따른 높은 유량과 함께 미세플라스틱 농도·수송량이 급증하는 현상을 ‘펄스형 농축·수송’으로 설명했다. 여기서 펄스형은 이동이 고르게 이어지기보다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모습을 가리킨다. 도시 지표면과 토양, 강변에 쌓인 입자의 유입과 하천에 퇴적된 입자의 재이동이 그 작동 과정으로 제시됐다.

이때 강바닥은 미세플라스틱의 임시 저장소가 될 수 있다. 바닥에 있던 입자가 물살에 다시 실리면 바닥의 오염은 줄어도 입자의 이동은 늘어날 수 있다. 바닥에서 사라졌다는 사실과 오염이 제거됐다는 판단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다. 이동한 입자가 모두 바다까지 도달했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반응은 지역마다 다르다. 베이징대학교는 폐기물·폐수처리 여건과 자연환경에 따라 빗물에 의한 희석이 우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모든 폭우가 농도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한 차례 비가 내리는 초반에 배출이 몰리는 ‘초기 유출 집중’과도 구별해야 한다. 펄스형 농축의 핵심은 높은 유량에 농도 상승이 함께 나타난다는 데 있다.

지역에서 관찰한 현상을 세계의 하루 단위로

홍수와 우기에 미세플라스틱 이동이 집중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에 처음 알려진 것은 아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낙동강 연구도 우기 수송의 중요성을 보고했다. 이번 연구의 진전은 이러한 현상을 전 세계의 일별 농도와 수송량 추정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한 해의 합계와 함께 어느 시기에 이동이 집중되는지를 살핀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기존 관측자료의 채취방법 등에서 생기는 차이를 조정했다. 이어 관측 지점의 상류 집수구역, 즉 그 지점으로 물이 모여드는 상류 지역을 추적하는 모델을 구성했다. 관측자료에서 관계를 학습하는 분석 기법인 머신러닝도 활용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얻은 자료를 보정하고 물이 모이는 공간적 연결을 반영해 일별 추정으로 넓힌 접근이다.

분석에서는 수송량이 큰 상위 8개 하천의 우기가 연간 수송량에 기여한 비중이 평균 약 70%로 제시됐다. 이 값은 해당 하천들을 대상으로 한 평균이다. 전 세계 미세플라스틱의 70%가 우기에 이동했다는 뜻도, 한 차례 폭우에 그만큼 쏟아졌다는 뜻도 아니다. 연간 총량 안에서도 계절별 기여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간적으로도 수송은 고르게 분포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계 육지 면적의 14%에 해당하는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두 지역에서 추정된 세계 하천 미세플라스틱 해양 수송량의 절반 이상이 기원했다고 분석했다. 두 지역을 합친 비중이며, 각각 절반을 차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역시 해당 모델이 추정한 하천 경로의 미세플라스틱 수송에 관한 결과다.

낙동강의 우기, 구미의 빗물 배출구가 보여준 것

국내에서는 낙동강을 조사한 선행연구가 계절성을 보여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은 2017년 조사에 근거해 낙동강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수송량을 질량으로 53.3~118톤, 입자 수로 5조4000억~11조 개로 추정했다. 2019년 발표된 이 연구의 수치는 당시 낙동강에 관한 추정이며, 현재 한국 전체의 배출량을 뜻하지 않는다.

이 연구에서 우기가 차지한 비중은 연간 수송량의 입자 수 기준 71%, 질량 기준 81%였다. 두 비율이 다른 것은 세는 대상이 개수인지 무게인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입자 하나하나의 크기와 무게가 다르면 입자 수의 비중과 질량의 비중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우기 수송 비중만으로 그때 농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알 수 없다.

관측 도구가 무엇을 잡아냈는지도 중요하다. 낙동강 연구는 20㎛, 즉 0.02㎜ 크기까지 조사했으며 물속 입자 수의 74%가 300㎛, 즉 0.3㎜보다 작았다. 채집망보다 작은 입자는 조사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채취방법을 맞춰 보는 일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74%는 무게의 비율이 아니며, 20㎛라는 조사 범위를 이번 세계 모델에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

강으로 들어오기 전의 경로를 살핀 국내 사례도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은 2021년 구미 국가산업단지 제4단지의 산업지역과 주거지역 빗물 배출구 두 곳에서 세 차례 강우를 조사했다. 이곳의 유출수는 낙동강 지류인 한천으로 들어간다. 강우 사건별 평균 농도는 산업지역 68~568개/L, 주거지역 54~639개/L 범위로 나타났다.

이 수치를 읽는 열쇠는 ‘강우 사건별 평균 농도(EMC)’다. 해당 강우 동안 이동한 입자 수를 유출수의 부피로 나눈 값으로, 한 차례 비가 내릴 때 흘러나온 물 전체를 기준으로 농도를 계산한다. 따라서 제시된 범위는 개별 시료의 최저·최고 농도가 아니다. 수돗물이나 낙동강 전체의 농도로 옮겨 쓸 수도 없다. 세계 모델과 낙동강 조사, 구미 배출구 조사는 대상·연도·방법이 서로 다르며, 각각 수송 규모와 계절성, 유입 경로를 살피는 단서다.

26만3000톤의 의미와 아직 남은 질문

큰 숫자일수록 계산 과정의 가정을 함께 읽어야 한다. 스페인 알칼라대학교의 Roberto Rosal 교수는 개인 논평에서 방법론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입자 개수를 질량으로 환산하는 과정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입자 무게에 로그정규분포라는 통계적 분포를 가정한다는 지적이다. 쉽게 말해 입자 개수가 같아도 작은 입자와 무거운 입자가 어떤 비율로 섞였다고 보는지에 따라 총톤수가 달라질 수 있다.

Rosal 교수는 머신러닝이 찾아낸 관계를 실제 작동 과정이나 인과관계로 설명하는 데에도 제약이 있다고 평가했다. 모델에서 유량과 농도가 함께 움직이는 관계를 찾는 일과, 그 관계를 만드는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는 일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지적은 연구 전체에 대한 반박이나 재현 실패 보고와는 구별된다.

이번 기사에 활용한 검증 자료에서는 모델의 상세 학습자료와 검증 성능, 약 26만3000톤 추정치의 불확실성 구간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관측방법의 차이를 조정했다는 설명만으로 남은 편향이 모두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추정치를 다른 연도에 대형 플라스틱까지 포함하거나 대형 플라스틱만 다룬 연구와 직접 비교해 오염 증가율을 계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국내에서는 해양수산부가 2022년 6월 하천·해양 직방류 하수처리장·대기 등 유입 경로와 해양 내 이동·위해성을 평가하는 연구사업 착수를 발표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했으며, 2022~2026년 총 308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발표 당시의 계획으로, 실제 누적 집행액이나 완료 성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관리 관점에서 이번 결과가 던지는 질문은 연간 총량을 넘어선다. 오염이 특정 시기에 몰린다면 강우 중 연속 관측과 빗물 배출구·상류 오염원 관리를 검토할 근거가 된다. 다만 특정 저감시설의 효과나 기후변화가 늘린 유입량을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 강물이 얼마나 늘었는지와 함께 그 물에 입자가 얼마나 짙게 실렸는지를 살펴야, 바다로 향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자료: 베이징대학교 도시·환경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수산부, 알칼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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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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