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포항에 '제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열었다…RIST에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 개소

서비스나 플랫폼 창업과 달리, 신소재나 에너지 부품을 다루는 제조 스타트업은 시제품을 만들고 양산 공정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막대한 설비와 인프라 부담에 부딪힌다. 실험실 수준의 기술을 실제 생산 규모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데스밸리'를 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이 포항에 문을 연 제조 벤처 전용 인큐베이터는 바로 이 구간을 겨냥한다.
지디넷코리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7월 22일 경북 포항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내에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를 개소했다. 포스코그룹은 이 센터를 국내 첫 제조 스타트업 육성 거점으로 소개했다. 창업 지원 시설이 정보기술(IT)·서비스 분야에 집중돼 온 국내 여건에서, 신소재와 에너지·환경 제품을 직접 만들어 검증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지역에 마련했다는 점이 이번 개소의 특징이다.
연면적 4천㎡·산업가스까지…실증에서 양산까지 한자리에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4천74㎡ 규모로 조성됐다. 최대 1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으며, 개소 시점을 기준으로 4개사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 입주 기업은 엔포러스(고온 수전해 수소 생산), 솔라라이즈(태양광 인버터), 베리코머티리얼즈(친환경 코팅제), 이에이포스(이차전지 용매 추출제) 등으로, 모두 첨단 신소재와 에너지·환경 분야에 걸쳐 있다.
입주 기업이 공유하는 인프라는 일반적인 창업 보육공간과 결이 다르다. 냉각수와 압축공기는 물론 수소·질소·산소 등 산업가스가 공급되고, 첨단 신소재와 에너지·환경 제품을 실증하거나 양산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졌다. 제조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에는 비용과 안전 관리 부담이 큰 설비를 센터가 대신 제공하는 셈이다. 여기에 시제품 단계의 기술을 곧바로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개발과 검증 사이의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RIST 실용화 연구 역량과 결합
센터가 RIST 안에 들어선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RIST가 축적해 온 실용화 연구 역량이 입주 기업 지원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RIST는 시험·분석과 신뢰성 평가, 공정설계 기술을 맡아 입주 기업의 제품 개발과 공정 안정화를 뒷받침한다. 신소재나 에너지 부품은 성능만큼이나 반복 재현성과 신뢰성 검증이 중요한데, 연구기관이 보유한 분석·평가 인프라를 스타트업이 초기부터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여기에 그룹 차원의 전주기 지원을 더한다. 기술개발 단계에서 시작해 설비와 공정을 실제 생산 규모로 키우는 스케일업, 사업화, 글로벌 판로 확보, 투자유치, 나아가 공장 설립까지 이어지는 단계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은 포스코그룹의 벤처 육성 플랫폼인 '체인지업'을 통해 뒷받침된다. 연구기관의 검증 역량과 대기업의 사업화·판로 네트워크를 한 곳에 묶어, 개별 스타트업이 개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성장 경로를 압축해 주겠다는 접근이다.
지역 제조 생태계·일자리로 확장
이번 개소는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포항 지역 산업 생태계와 맞닿아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경북도, 포항시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철강 도시로 알려진 포항에 제조 벤처 거점을 두는 것은 지역 산업의 외연을 신소재·에너지·환경 분야로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포스코그룹은 이 센터를 통해 지역 제조 벤처의 성장을 돕는 한편, 신규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입주 기업이 다루는 수소 생산, 태양광 인버터, 이차전지 소재 등이 포스코그룹의 전략사업과 맞닿아 있는 만큼, 육성 과정에서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도 함께 노린다. 실험실의 기술을 지역 현장의 생산과 고용으로 잇는 이 모델이 자리를 잡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참고 자료
· 포스코그룹, 제조 벤처 키운다…포항에 인큐베이터 개소 — 지디넷코리아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