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흑색종 재발·사망 위험 42% 낮췄다

환자마다 다른 종양의 유전적 특징을 읽어 각각 별도의 백신을 만드는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이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흑색종의 재발 위험을 낮췄다.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뒤에도 재발 가능성이 큰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만 투여했을 때보다 백신을 함께 사용했을 때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2% 감소했다.
INTerpath-001은 완전히 절제된 IIB~IV기 피부 흑색종 환자 1,137명이 참여한 글로벌 이중맹검 3상 시험이다. 이중맹검은 환자와 연구진 모두 누가 시험약을 받는지 알지 못하게 해 판단의 치우침을 줄이는 방식이다. 참여자는 인티스메란과 펨브롤리주맙 병용군 또는 위약과 펨브롤리주맙 대조군에 2대 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24.6개월에 병용군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비는 0.58이었다. 위험비가 1보다 작으면 병용군의 위험이 더 낮다는 뜻으로, 0.58은 대조군보다 위험이 42% 감소했다는 의미다. 통계적 불확실성의 범위를 보여주는 95% 신뢰구간은 0.45~0.75였고,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p값은 0.001 미만이었다. 원격전이 또는 사망 위험도 38% 감소했다.
시험약이나 위약을 한 번 이상 투여받은 환자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9% 감소했다. 첫 6개월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 과정이 끝난 6개월 이후의 사전 지정 분석에서는 병용군의 재발·사망 위험이 58% 낮았다.
인티스메란은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성분을 주는 백신이 아니다. 환자의 종양 조직과 정상 혈액을 비교해 암세포에만 나타난 돌연변이를 찾은 뒤,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신생항원을 최대 34개 골라 하나의 합성 mRNA 약제로 만든다. 신생항원은 돌연변이로 생겨난 암세포 특유의 표지라고 이해할 수 있다.
두 약물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면역반응을 돕는다. 인티스메란은 종양 특이 T세포 반응이 생기고 확대되도록 유도한다. 항PD-1 항체인 펨브롤리주맙은 이 T세포의 작동을 억누르는 신호를 차단한다. 암세포를 알아볼 표적을 제시하는 과정과 면역세포에 걸린 제동을 푸는 과정이 결합된 구조다.
투여량은 인티스메란 1mg을 3주마다 최대 9회, 펨브롤리주맙 400mg을 6주마다 최대 9회였으며 전체 치료기간은 약 56주였다. 환자별로 제작해야 하는 약제임에도 배정 환자의 99% 이상에서 제조에 성공했다. 개인별 종양 분석과 신생항원 선정, 제조와 배송을 대규모 국제시험에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3~5등급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병용군 14.2%, 대조군 13.4%에서 나타났다. 병용군에서 흔한 이상반응은 발열 52.2%, 주사부위 통증 51.0%, 피로 38.5%였다. 효과뿐 아니라 접종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유럽종양학회 지침은 IIB~IIC기 절제 흑색종에서 펨브롤리주맙 또는 니볼루맙을 12개월간 보조요법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한다. 이때 재발 억제 효과와 함께 성숙한 전체생존 자료가 없다는 점도 설명하도록 한다. 앞선 2b상 KEYNOTE-942에서는 III~IV기 완전 절제 환자 157명을 5년간 추적했을 때 병용군의 재발·사망 위험이 49%, 원격전이·사망 위험이 59% 감소했다. 다만 전체생존 분석에 포함된 사건은 14건에 그쳐 불확실성이 컸다. 이번 3상은 더 많은 환자에서 개인맞춤형 mRNA 치료의 재발 억제 효과와 실제 제조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료: Moderna, Merck Sharp & Dohme LLC,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ClinicalTrials.gov, 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